[단독]“임대주택에서 아이 키우기 힘드네”··· 13평보다 좁은 집 사는 4인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100가구 중 2가구는 정부가 정한 세대별 기준면적보다 적은 평형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임대주택의 공급이 워낙 적다보니 2인 가구를 위해 설계된 평형에 3인 이상 가구가 사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LH 공공임대주택(국민·영구·행복주택) 거주세대 중 세대별 면적기준보다 적은 평수에 거주하는 가구는 총 1만6803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계약자 78만3242가구의 2.1% 수준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공표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다음달 폐지되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근거로 살펴보면, 1인가구는 전용면적 35㎡ 이하, 2인 가구는 25㎡~44㎡, 3인 35㎡~50㎡, 4인 이상 가구는 44㎡ 초과 임대주택에만 입주할수 있다.
현실에선 정부가 정한 기준면적의 ‘하한선’보다 좁은 곳에 살고 있는 가구가 다수였다. 35㎡ 이하(10평)에 거주하는 3인 가구는 9092가구, 44㎡ 이하(13평)에 거주하는 4인 가구는 5329가구였다. 2명이 산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집에 서너명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공공주택에 다자녀나 신혼부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를 키우는 가구의 경우 육아 공간 부족 등 어려움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입주자들이 기준면적보다 적은 평형을 선택하는 건 중대형 임대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LH가 문 의원실에 제출한 평형별 예정물량 자료를 보면, 올해 공급 예정인 공공주택의 69%(1만3240가구)는 전용면적 50㎡ 이하 소형 주택이었다. LH 관계자는 “2022년부터 통합공공임대에 중형임대(60~85㎡)를 도입하는 등 공급 평형을 더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의 질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임대주택의 공급 평형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의원은 “경제적 이유로 공공임대주택 거주를 희망하는 시민들이 더 좁은 면적이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거주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중·대형 평형 주택 공급을 우선적으로 늘리고, 생애주기에 따라 넓은 평형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의 편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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