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차지명→KT 이적→거포 변신→KS MVP…40세 최고참 마법사, 왜 최종전서 눈물 펑펑 쏟았을까
[OSEN=이후광 기자] 현역 은퇴를 암시하는 것일까. 프로야구 KT 위즈의 정신적 지주 박경수(40)가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팬들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KT 위즈는 지난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을 10-7 승리로 마친 뒤 그라운드에서 창단 최다 관중(84만3942명)을 이뤄낸 홈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선수단 및 프런트 전원이 위즈파크 그라운드에 도열했다. 2024시즌 결산 영상 상영 및 불꽃놀이에 이어 주장 박경수가 선수단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고 팬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박경수는 “내가 마이크를 잡은 이유는 주장으로서 한 시즌 144경기 마무리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팀을 대표해서 잡았다”라며 “올 시즌 정말 작년보다 더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고, 그 부분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지금까지 해주신 것처럼 늘 우리 선수들 응원 많이 해주시면 우리 또한 준비 잘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박경수는 이어 “마지막으로 또 언제 이렇게 다시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서 인사드릴지 모르겠지만 2015년부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쏟았다. 옆에 서 있던 박경수의 두 딸과 관중석의 팬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고, 박경수와 현역 생활을 함께했던 유한준 타격코치의 눈시울마저 붉어졌다. 다른 선수들 또한 박경수와의 동행이 마지막임을 직감했는지 슬픈 표정으로 영원한 캡틴을 바라봤다.
박경수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2015년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하는데 거기에…”라며 “그 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박경수는 올 시즌 프로 22년차를 맞아 5경기 타율 6할6푼7리(3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다. 4월 2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줄곧 선수단과 동행하며 주장이자 플레잉코치 역할을 수행했고, 꼴찌에서 5위까지 오르는 마법의 여정을 이끌었다. KT 입단 후 늘 그랬듯 베테랑부터 신인까지 선수단 단합에 큰 힘을 보탰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박경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고민 중인 상황. KT는 30일 인천 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전 결과에 따라 10월 1일 5위 결정전 또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박경수가 은퇴를 선언할 경우 더 이상 정규시즌 경기는 없다. 이에 최종전 홈팬들과의 시간에서 눈물을 펑펑 쏟은 것으로 보인다.
성남고 시절 거포 내야수로 이름을 날린 박경수는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1차 지명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그러나 10년이 넘게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평범한 수비형 야수로 커리어를 보냈다. LG 시절 타율은 늘 2할대 중반 아래였고, 거포라는 명성과 다르게 두 자릿수 홈런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박경수는 2015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8억2천만 원에 막내 구단 KT로 이적하며 비로소 잠재력을 발산했다. 첫해부터 22홈런으로 성남고 거포의 귀환을 알린 뒤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2016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을 달성했고, 2018년에는 한 시즌 최다인 25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경수는 팀 KT의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실력은 기본이고 2016년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으며 신생팀의 1군 정착에 큰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2020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26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에 골인했고, 2021년 생애 첫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박경수의 1군 통산 성적은 2043경기 타율 2할4푼9리(5608타수 1396안타) 161홈런 719타점 727득점이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