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의 엇갈림...김판곤 "월드컵 못 가면 어쩔래"-이정효 "월드컵? 쇄신이 중요해"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때 대중을 잘 설득하는게 중요했다"고 말했고, 이정효 광주 FC 감독은 "지금 월드컵을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했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27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원정 경기 승리 후 작금의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작심발언을 전했다. 파장은 컸다. 자칫하면 김 감독의 '홍명보 감독 감싸기'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김 감독은 "코끼리의 다리만 보면 그 다리만 가지고서 코끼리의 형상을 이해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할 당시 검증한 부분을 두고 모든 감독을 '검증해야 한다'고들 생각한다. 오해가 있는듯 하다. 벤투 감독을 선임할 때는 우리가 더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벤투 감독의 브라질, 중국 등 실패 사례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김 감독의 발언 중 논란의 도마에 오른 부분은 "대표팀 감독은 최고 수준의 지도자다. 그런 지도자에게 무조건 PPT같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는 대목이었다.
축구팬들은 단순히 홍명보 감독이 PPT 등 자잘한 절차를 생략한 부분에 있어 분노한 것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는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를 가장 공정하게 뽑는 것이 협회의 의무이고 사명이다. 홍명보 감독은 애당초 대표팀 감독을 할 생각이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이미 성적 실패(1무2패)를 겪은 감독이기도 하다. 당연히 감독 선임에 대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후보군이었다.
여기에 거스 포옛, 다비트 바그너 감독 등의 후보군이 홍명보 감독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절박한 커리어이기에 연봉을 조율하고, 면담 날짜를 잡고, PPT를 제시하는 등 성의를 보였던 것이 결코 아니다. 외인 후보군들은 공정한 선임 절차를 위해 자신을 어필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홍 감독 선임이 '공정함'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특혜 논란이라도 없기 위해서는 투명한 과정이 가장 중요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과 면담, 더 나아가 설득까지는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 후에 후보군을 모아 내외부 의견을 수립, 정리하고 설득하고 정제해서 발표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하룻밤만에 마음을 바꾼 홍명보 감독이 축구협회에 전화 한 통화로 "하겠다"고 전한 뒤 바로 선임 발표가 이뤄진건 분명 문제다. 내외부에 홍 감독 선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부분도 없었던 것도 큰 문제다.
물론 김판곤 감독도 축구협회의 이러한 불확실한 선임 과정과 애매한 방향성을 지적했다. 그는 "아시안컵을 마치고 전력강화위원장의 발언을 유심히 봤다. 우리가 어떤 지도자를 모셔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해야했다. 선후배, 아래위도 없는 오합지졸 팀을 어떻게 해야 원팀으로 뭉치게 할 수 있을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많은 이들을 설득했다면 이런 상황까진 안 왔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감독이 선수를 봐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금은 월드컵이 중요하다" 등의 아쉬운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광주 이정효 감독은 약간 다른 이야기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28일 김천 상무전에 앞서 "일 벌리는건 윗 분들이 하고 수습은 아랫사람이 한다"며 "축구협회에서 벌어진 일이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발언했다.
이 감독은 당장의 월드컵 출전보다 한국 축구의 명확한 쇄신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내 개인적인 생각은 월드컵을 나가고 안 나가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렇게 월드컵을 나가서 뭐하냐"며 "쇄신을 하고 방향성을 명확하게 짚어야한다. 그 다음이 월드컵이다. 월드컵을 이번만 나가고 다음에 안 나갈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대충 수습하고 넘어가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진다. 월드컵 끝나고 나서 다음 월드컵은 어떻게 한다. 항상 똑같다. 우리가 월드컵 끝나고 16강 탈락, 예선 탈락 (이렇다) 한국은 왜 우승을 하면 안되나? 2026년, 2030년, 2034년, 2038년에는 우승을 할거라는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 했으면 한다. 목표를 크게 잡아야 한다. 이참에 다 뜯어 고치는게 낫다. 칼을 꺼냈으면 뭐라도 베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은 당장 눈 앞의 월드컵을 턱걸이로 나가고 대회가 끝나면 비어져 나온 행정, 운영 문제들을 겨우겨우 수습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월드컵이 끝나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협회의 운영 방향성부터, 눈 앞에 산적한 문제만 치우면 끝인 근시안적인 대책 마련까지 모두 누적되어 작금의 한국 축구를 병들게 한 셈이다.
한편 10월 A매치 2연전을 앞둔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오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진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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