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요르단·이라크전 코앞인데…‘홍명보 리스크‘ 현실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코앞에 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경기력 외적인 문제로 위기에 맞닥뜨렸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 논란으로 대한축구협회(KFA)가 국회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되면서다. 하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커지면서 우려했던 ‘홍명보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KFA의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에 대해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정몽규 KFA 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증인으로 나섰고, 선임 과정에서 6월 돌연 사퇴한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일련의 사태에 문제를 제기한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홍명보 감독은 “본래는 지금 내가 유럽에 있어야 할 시간이다. 몇몇 선수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 달 10일 요르단과의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국회 출석으로 대표팀 준비에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특히 이날 현안 질의에서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을 주도한 이임생 KFA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의 정당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월 ‘포스트 클린스만’ 선임을 위해 구성된 전력강화위는 정해성 전 위원장이 6월 갑자기 물러나면서 혼란을 겪었고, 이어 해당 직무와 관련이 없는 이임생 이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KFA 정관을 근거로 이임생 이사의 감독 선임 자격을 부정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이 이사에게 위임하고, 사후 이사회의 추인을 얻었다”며 과정에 문제가 없음을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자료는 문체위에 제출하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임생 이사의 권한 위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의 동의가 없었고, 위원들을 회유했다는 폭로였다.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제보에 따르면, 이 이사는 홍 감독 선임 발표 직전 전력강화위원 A에게 동의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이는 당시 전력강화위원 5명 전원으로부터 최종 결정권 위임 동의를 받았다는 이 이사의 주장과 배치된다.
질타와 추궁이 이어지자 이임생 이사는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말은 내 명예와 관련이 있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은 앞으로 월드컵 예선 일정과 맞물려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다음 달 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중간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정몽규 회장이 다시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이는 월드컵 3차 예선 2경기와 맞물리는 시기다. 한국 대표팀은 10월 10일 요르단 원정, 15일 이라크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특히 요르단과 이라크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요르단은 지난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안겼고, 이라크는 중동 지역 전통의 강호다. 반면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전쟁 통에 무소속 선수들도 다수 있는 팔레스타인과의 홈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어진 오만과의 원정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미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홍명보 감독이 선수단에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선수들의 신뢰를 얻고 팀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30일 발표되는 대표팀 명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언론 ‘시나 스포츠’도 이 사태에 주목하며 “이번 논란이 한국의 월드컵 예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한국 축구의 기존 판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FA는 계속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정족수 미달 문제, 이임생 이사의 전력강화위원장 겸임 문제 등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문제가 없다”고 밝히며, 성적 부진으로 인한 경질은 있어도 자진 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러한 강경한 태도가 오히려 팬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은 현재 상황이 한국 축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월드컵 예선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팀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KFA의 리더십과 투명성 회복, 그리고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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