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우아하지만 역동적인 ‘뉴 레인지로버 벨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7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레인지로버 벨라’ 2025년형을 출시했다. 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의 플래그십 모델(최고급 차종)이다. 벨라는 레인지로버 라인업에 지난 2017년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모델로 스포츠와 이보크 사이에 위치한다.
뉴 레인지로버 벨라는 부분 변경을 거쳤다. 트림은 P250 다이내믹 SE(P250), P400 다이내믹 HSE(P400) 두 가지인데, P250 판매 가격은 부분변경 전보다 약 880만원 저렴한 9010원으로 책정됐다. 시승한 P400(1억2420만원) 가격은 300만원가량 올랐다.
뉴 레인지로버 벨라는 럭셔리 SUV답게 우아한 인상이 강하다. 매끄러운 외관과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세련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뉴 레인지로버 벨라는 전장(차 길이) 4797㎜, 전폭(차의 폭) 1930㎜, 전고(차 높이) 1678㎜, 휠베이스(축간거리) 2874㎜로 기존 모델과 크기가 동일하다. 기아 올 뉴 쏘렌토(전장 4780·전폭 1890·전고 1690·휠베이스 2780)보다 살짝 큰 수준이다.
레인지로버 고유 디자인을 계승한 전체적인 외형은 기존과 유사하고 전면부 그릴, LED 헤드라이트, 리어램프(후미등), 휠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주간주행등(DRL)의 소형 LED는 크리스탈을 세공한 듯한 디자인이 적용됐고, 그릴에는 기존보다 수평적인 문양을 더해 차량이 더 넓고 낮아 보인다.
실내는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해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센터 콘솔이다. 나무 느낌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2개로 나뉘어져 있던 디스플레이는 크기를 확장해 하나로 통합했다. 군더더기 없는 대시보드 덕분에 전면 시야가 답답하지 않다.
뒷좌석도 여유롭다. 1열 운전석과 동승석이 개방감이 있어 2열은 상대적으로 좁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시트에 앉아보면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넉넉하다. 적재 공간은 중형 SUV답게 넓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P400 기준 735리터(L)이고, 2열을 접으면 1798L까지 늘어난다.
첫인상은 부드러운데, 주행 느낌은 달랐다. 엑셀러레이터(가속페달)를 밟으면 엔진음이 우렁차게 부릉댄다. P400 트림에는 3.0리터 직렬 6기통의 가솔린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으로 발휘하는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고토크 56.1㎏·m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5초, 최고 시속은 250㎞다.
공차 중량이 2190㎏이라 주행 도중 가끔 무거운 몸을 감당하기 버거워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초반 가속할 때나 경사가 있는 도로에서는 뒤차가 가까이 따라붙는 게 느껴졌다. 고르지 못한 노면에선 출렁이는 승차감이 반복됐는데, 일부 차주는 이를 바다 위에서 보트를 타는 느낌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일정 저속 구간만 벗어나면 강한 힘이 가속을 뒷받침한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추월이나 코너링을 할 때 반응은 차체 대비 민첩하고 안정적인 편이다. P400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가 휠 움직임을 초당 500회, 차체 움직임을 초당 100회 모니터링해 주행 조건에 맞는 핸들링,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이다. 두 번의 터치만으로 차량 전체 기능의 80%를 제어할 수 있는데, 다기능 슬라이딩 컨트롤 사이드바가 새로 도입됐다. 사이드바에는 실내 구역별 온도 조절, 오디오 볼륨 등 자주 쓰는 기능을 배치할 수 있다. 주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주행 전에 자주 사용하는 김 서림 제거, 열선 시트 등을 조작할 수 있는 패널이 뜨고 차가 출발하면 화면이 전환된다.
1억원대 전후인 가격과 낮은 연비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뉴 레인지로버 벨라 P250, P400 가격은 각각 9010만원, 1억2420만원이다. 복합 연비는 P250이 L당 8.9㎞(도심 8.0㎞, 고속도로 10.2㎞), P400은 L당 8.2㎞(도심 7.3㎞, 고속도로 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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