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은 경력이 아니다”.. 외교부 원칙, 검찰총장 딸 앞에서만 무너졌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격 요건'은 철옹성이 아니었습니다.
최소 2년 이상 실무 경력, 특정 전공 요건까지 명시된 외교부 채용 기준은 단 한 사람 앞에서만 달라졌습니다.
외교부는 당초 채용 면접까지 진행한 지원자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킨 뒤, 자격요건을 '경제 관련 석사'에서 '국제정치 전공 석사'로 바꾼 재공고를 냈고, 그 결과 심씨가 지원 자격을 갖추게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습 재공고·탈락자 뒤집기·자격 완화까지.. 청년들 “기준, 누구를 위해 존재?”
‘자격 요건’은 철옹성이 아니었습니다. 최소 2년 이상 실무 경력, 특정 전공 요건까지 명시된 외교부 채용 기준은 단 한 사람 앞에서만 달라졌습니다.
심우정 검찰총장 딸 이야기입니다.
외교부는 ‘인턴십’과 ‘석사연구생’ 경력까지 끼워 넣으며 실무 요건을 인정했고, 기존 합격자를 ‘한국어 미숙’이라는 이유로 탈락시킨 뒤 재공고를 냈습니다.
요건은 바뀌었고, 채용 대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정치권과 청년층은 “이것이 과연 우연인가”라고 묻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일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특혜채용 진상조사단’을 공식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3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을 통해 해당 의혹과 최상목 부총리의 국채 투자 논란까지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방침입니다.
■ ‘석사연구생’을 실무경력으로? 외교부 해명에도 의혹 커져
문제의 핵심은 ‘2년 실무경력’ 요건입니다. 외교부는 심씨의 유엔 산하기구 인턴 경험과 대학원 ‘석사연구생’ 이력을 실무경력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간 외교부가 반복해온 기존 기준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외교부는 수차례 채용공고를 통해 “단순 인턴십과 연구보조는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해 왔기 때문입니다.
심씨는 또한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채용에서도 유사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 후 2년 경력자’라는 조건 아래, 석사학위 취득 전이었고, 경력도 명확치 않았음에도 최종 합격했습니다. 당시 외교원장은 박철희 주일대사로, 심씨의 대학원 수업을 지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사실상 사적 관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 “최종합격자 탈락, 자격요건 재설정…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외교부는 당초 채용 면접까지 진행한 지원자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킨 뒤, 자격요건을 ‘경제 관련 석사’에서 ‘국제정치 전공 석사’로 바꾼 재공고를 냈고, 그 결과 심씨가 지원 자격을 갖추게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맞춤형 채용”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많은 청년들이 인턴과 아르바이트로 자격요건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권력자 자녀 앞에서는 규칙이 바뀐다”라며 강한 분노를 표했습니다.
회견에 나선 김상지 씨는 “전 외교부 청년 인턴으로서,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었는지 외교부에 묻는다”며 “같은 조건이라면 그 자리에 설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외교부 스스로도 믿지 않는 기준”.. 정치권, 감사·수사 압박
외교부는 논란이 커지자 채용을 유보하고, 자체적으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면피용 셀프 감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민주당은 이를 넘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수많은 청년에게는 무거운 조건을 내걸고, 권력자의 자녀에게만 기준을 바꿔주는 국가는 청년을 배신한 것”이라며 “검찰은 지금 즉시 수사에 착수하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긴급현안질문을 통해 심씨 채용뿐 아니라, 최상목 부총리의 ‘2억 원 미국 국채 투자’ 건도 이해충돌 의혹으로 함께 제기할 방침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