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고진영의 명승부, 뿌듯한 마무리… 시즌 2승 발동 건 LPGA 한국선수들의 ‘가을 러시’ 자극제로
유해란이 우승 퍼트를 넣고 두 팔을 번쩍 치켜드는 순간, 기다리던 고진영은 박수로 후배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어 진한 포옹으로 서로 등을 토닥이며 축하와 격려 인사를 나눴다.
유해란과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380만 달러)에서 우승, 준우승을 나눠가졌다. 올해 LPGA에서 1승(양희영)에 그치며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한국선수들도 이날 둘의 명승부를 발판삼아 의욕적으로 막바지 시즌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키웠다.
유해란은 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신설대회 FM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고진영과 공동 1위(15언더파 273타)로 마친 뒤 연장 첫 홀에서 승리하고 상금 57만 달러(약 7억 6000 만원)를 거머쥐었다.
신인이던 지난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10월) 이후 11개월 만에 통산 2승을 챙긴 유해란은 공식 인터뷰에서 “첫 우승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우승도 어려웠다”고 웃으며 “연장전은 긴장됐지만 진영 언니의 플레이에 신경쓰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LPGA 2년에 해마다 1승씩 거뒀는데 샷과 퍼트가 작년보다 좋아 자신감이 생겼으니 올해 안에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유해란은 올해 9번째 톱10, 최근 5경기중 4번째 톱10을 마침내 우승으로 연결했다. 지난 7월 데이나 오픈과 CPKC 여자오픈에서는 다 잡은듯 싶었던 우승을 놓치고 아쉬움을 삼켰으나 이번엔 놓치지 않았다. 특히 이 대회서는 2라운드에 10언더파를 치고 6타차 선두로 나섰다가 3라운드에 6타를 잃는 ‘공황’을 겪고도 최종라운드에 다시 8언더파를 치는 회복력으로 연장전 승리까지 챙겨 자신감을 더욱 키웠다.
올시즌 그린적중률 1위(75.67%), 평균타수 6위(70.59타) 6위를 바탕으로 CME 포인트 랭킹 4위, 상금랭킹 5위(218만 1809달러)에 오른 유해란은 남은 시즌 9개 대회에서 타이틀 경쟁에 가세할 발판을 다졌다.
고진영은 18번홀(파5) 연장전에서 세번째 샷을 너무 크게 쳐 그린을 넘기는 바람에 보기로 패배했지만 지난주 컷탈락 이후 땅에 떨어졌던 자신감을 찾은데 큰 의미를 두었다. 경기후 인터뷰에서 “해란이의 우승을 축하한다”며 “마지막 샷이 안 좋았지만, 이번주 정말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지난해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이후 1년 4개월 만의 시즌 첫승이자 통산 16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그는 내용에 만족했다. “지난주 AIG여자오픈의 아름다운 코스(세인트앤드루스)에서 잘 치고 싶었는데, 컷탈락 해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주에도 컷탈락 할 수 있다고 걱정할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2위를 차지했고 그것도 거의 우승할 뻔 했다”고 말했다. 시즌 두 번째 2위로 물러났지만 평균타수 8위(70.591타)로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우승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LPGA 투어는 이번주 미국-유럽대항전 솔하임컵 등으로 2주 휴식기를 거쳐 오는 19일부터 투어를 이어간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샷감각을 보인 최혜진, 이정은6, 이소미 등도 자신감을 끌어올려 한국선수들의 ‘가을 러시’를 기대하게 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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