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에 韓 복귀, 첫해부터 한화 숙원 풀어주나…류현진의 외침 “얼마 안 남았다, 조금만 더 힘내자”
[OSEN=잠실, 이후광 기자] 170억 원에 전격 국내 무대로 돌아온 류현진(37)이 첫해부터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 숙원을 풀어줄 수 있을까. 어느덧 5위를 1경기 차이로 추격한 가운데 류현진이 선수들을 향해 가을로 향할 수 있는 꿀팁을 전수했다.
프로야구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은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4탈삼진 1실점 95구 역투로 시즌 8승(7패)째를 올렸다.
한화는 류현진의 든든한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3-1로 꺾고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아울러 김인식 감독 시절이었던 2005년 6월 4일~6일 청주 3연전 이후 무려 7020일 만에 두산전을 싹쓸이하는 기쁨을 안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두산 사령탑이 김경문 한화 감독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시즌 두산전 9승 6패를 기록, 2011년 10승 9패 이후 13년 만에 두산전 우위를 확정지었다. 한화는 두산과의 남은 1경기를 내주더라도 9승 7패가 된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19년 만에 두산 시리즈 스윕을 알았냐는 질문에 “기사로 봤다. 내가 입단(2006년)하기도 전이다”라고 웃으며 “채은성, 안치홍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이 힘을 합쳐 연승을 달리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그 동안 못했던 걸 지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하는 게 느껴진다. 어린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누가 하나 빠질 거 없이 매 경기, 매 이닝, 매 순간 집중한다. 선수들 모두가 이제 얼마 안 남을 걸 알고 있고,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너무 보기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날의 최대 승부처는 한화가 2-1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2사 1, 2루 상황이었다. 타석에 대타 양의지가 등장했고, 류현진은 동갑내기 절친을 상대로 6구 승부 끝 138km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은 “포수 사인대로만 던졌다. 그런데 가장 좋은 공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양의지는 체인지업을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 같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로 측정됐다. 싱커,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곁들였고, 95구 가운데 무려 73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체력 저하는커녕 투구에 위력이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비결을 묻자 “몸에 불편한 곳이 없다 보니까 구속이 잘 나온다. 체력적으로도 우천 취소로 인해 쉬는 날이 많아지면서 회복이 잘 됐다. 자연적으로 관리가 잘 되는 거 같다”라며 “최근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다음 경기가 항상 기대가 된다”라고 답했다.
류현진을 등에 업은 한화는 8월 13승 7패(2위)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2018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9위에서 방황을 거듭했지만, 16일~18일 인천 SSG 랜더스전 스윕으로 분위기를 바꾼 뒤 청주 NC 다이노스전 1승 1패에 이어 난적 두산 3연전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이제 5위와의 승차는 불과 1경기다.
류현진은 “지금 우리 모든 선수들이 가을야구에 정말 가고 싶어 한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 때부터 세웠던 목표가 포스트시즌 진출이었고, 이제 몇 경기 안 남았으니 선수들이 다 같이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2006년 데뷔 후 한국과 미국에서 숱한 가을야구를 경험한 류현진은 한화 선수들에게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꿀팁을 건네기도 했다.
류현진은 “지금 시기는 안 보이는 실책 하나가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투수들의 경우 볼넷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그래야 편안하게 우리가 생각한 대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