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항의+문책성 교체' KIA 이범호 감독의 강단, 명장의 향기가 난다 "모두가 이번 시리즈 중요성 알고 있었다"
KIA 타이거즈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14-4 대승을 거뒀다.
KIA는 이날 승리로 67승 46패 2무를 마크하며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KIA는 3연승을 내달렸다. 이번 시리즈 시작 전까지 4경기였던 승차는 이제 어느새 6경기로 벌어졌다. LG를 제치고 2위로 점프한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는 5.5경기다. KIA는 올 시즌 LG와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3패 우위를 점했다.
공수에서 모두 압도한 경기였다. KIA 선발로 나선 라우어는 5이닝(108구) 동안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KBO 데뷔 2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라우어는 속구 56개, 커터 34개, 커브 15개, 체인지업 2개, 슬라이더 1개를 각각 섞어 던졌는데, 속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이어 불펜에서는 김대유에 이어 이준영이 각각 1이닝씩 책임진 뒤 김사윤이 2이닝을 투구하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타선에서는 소크라테스가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 나성범이 3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각각 맹활약했다. 김선빈과 한준수도 멀티히트로 힘을 보탰다. KIA는 KBO 리그 역대 5번째로 4만 9000안타를 달성했다. 또 김선빈은 KBO 리그 역대 69번째로 2000루타를 마크했다.
KIA는 3회말 선취점을 내주긴 했으나, 5회 나성범의 동점 솔로포와 박찬호의 희생플라이 타점을 묶어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이어진 6회 대거 9득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6회 KIA는 김도영이 개인 통산 2호 만루홈런을 작렬시키며 상대 추격 의지에 쐐기를 박았다. 또 소크라테스가 연속 타자 홈런으로 한껏 기세를 올렸다. 점수는 어느새 11-1이 됐다. 결국 KIA는 8회 김선빈의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더해 14-4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승장' 이범호 감독은 "모든 선수가 이번 시리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승리라고 하는 값진 결과물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감독은 "선발투수 라우어가 많은 투구 수에도 불구하고 5이닝을 책임져주면서 팀 승리의 디딤돌을 잘 놔줬다. 투구 수는 많았지만, 구위가 느껴지는 투구였다. KBO리그 첫 승을 축하한다"며 시즌 막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의 데뷔 승을 축하했다.
계속해서 이 감독은 "타격에서는 모든 타자가 고른 활약을 해줬다. 나성범의 동점 홈런, 끈질긴 승부 끝에 타점을 올린 김선빈, 한준수의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에 김도영의 만루홈런까지 모두가 잘해준 경기였다"면서 "김선빈의 2000루타 달성도 축하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이 선수들을 두루 칭찬했지만, 사실 이 감독 역시 누구보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는 지난 16일 경기에서는 8회말 오지환의 체크 스윙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는가 하면, 8회말 수비를 앞두고 느슨한 플레이를 펼친 박찬호를 과감하게 빼버리는 문책성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강단 있는 모습이었다. 이 모두 선수단에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이에 제대로 응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으로 이 감독은 "16일 경기의 짜릿한 역전승이 17일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만큼 18일에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 팬 분들의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승리 소감을 맺었다. 이제 18일 경기에서 KIA는 제임스 네일, LG는 디트릭 엔스를 각각 선발로 앞세운다. 과연 KIA가 여세를 몰아 3연전 싹쓸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KIA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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