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손’ 값진 銅… 김지수 선수 가족들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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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이 열린 3일(현지시간) 경기가 연장전에 접어들자 가족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여자 63㎏급 김지수(24·경북체육회)의 아버지 김덕제(74)씨와 남동생 김상훈(21)씨는 이날 티켓을 구하지 못해 경기장 근처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장에서 중계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여자 63㎏급 김지수 역시 여자 70㎏급을 맡아 자신보다 7㎏ 이상 차이나는 상대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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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이 열린 3일(현지시간) 경기가 연장전에 접어들자 가족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여자 63㎏급 김지수(24·경북체육회)의 아버지 김덕제(74)씨와 남동생 김상훈(21)씨는 이날 티켓을 구하지 못해 경기장 근처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장에서 중계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이랏차!”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을 향해 크게 기합 소리를 내며 응원전을 펼치던 부자는 이내 뒤에 앉은 기자를 향해 연신 고개를 꾸벅였다.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는 뜻이었다.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기자들의 업무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이라 여전히 눈치가 보이는 듯했다.
김지수의 결승전 순서는 마지막이었다. 직전 순서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패하며 3-2로 위기에 몰린 상황, 김지수가 매트 위로 들어서자 부자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실핏줄이 다 터져 눈이 빨갛게 충혈된 딸의 모습을 지켜보던 김씨는 두 손을 부여잡고 화면을 향해 기도했다.
남녀 6개 체급이 맞붙는 혼성 단체전에서 이날 한국은 ‘체급 공백’이라는 열세를 극복해야 했다. 여자 63㎏급 김지수 역시 여자 70㎏급을 맡아 자신보다 7㎏ 이상 차이나는 상대를 마주했다. 체급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김지수가 패하자 부자는 이마를 치며 크게 아쉬워했다.
그러나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었다. 3-3 동점이 되며 경기는 골든스코어로 접어들었다. 추첨 결과 남자 73㎏급에 나선 안바울이 5분 25초의 혈투 끝에 반칙승을 거뒀다. 동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동생 김씨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화면에 비친 누나의 모습을 연신 휴대전화에 담았다.
김지수의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이다. 직전 2020 도쿄올림픽 때는 16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어머니 이수경(52)씨는 “지수가 메달에 욕심이 많았다”며 “개인전에선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이번엔 다른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서 메달을 따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여자 유도 국가대표 1호 김지수는 그간 손목 부상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직전 올림픽 때도 손목을 다친 채 출전해 고배를 마신 뒤, 재활 도중 부상이 반복되면서 수술만 3차례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손목에 철심이 박힌 채로 경기를 소화했다.
아프다고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포기할 순 없었다. 김지수는 재활을 마치자마자 1년 만에 국제 대회 랭킹 포인트를 쓸어 담으며 어렵사리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지난 30일 여자 63㎏급 패자부활전에서 진 뒤 많은 눈물을 쏟았던 건 그만큼 메달이 간절해서였다.
막내를 돌보느라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이씨는 “개인전을 마치고 우는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더 안타까웠다”며 “관절이나 인대가 성한 곳이 없어 다치지 않고 하라고 했는데 많이 참는 편이다. 3남매 중 맏이답게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했다.
어렵게 오른 두 번째 올림픽도 빈손으로 돌아갈 뻔했지만 다행히 단체전 메달을 확보해 웃을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8일간의 열전을 펼친 한국 유도는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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