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여자 유도 57㎏급 결과에 “일본에 연고가 있는 2명의 대결”라면서도…허미미 독립운동가 후손 이야기는 언급 안 해[파리올림픽]
일본 언론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유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니치는 30일 “일본에 연고가 있는 2명의 대결이 된 결승이 연장전에 들어갔다”며 경기 내용을 전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57㎏급 경기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한국의 허미미가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 두 선수는 경기 시작 56초에 나란히 지도를 받았다. 허미미는 2분 4초에 위장 공격을 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열세에 몰린 허미미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바닥에 웅크린 데구치를 뒤집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데구치가 허미미의 다리를 붙잡아 가까스로 방어해냈다.
승자는 데구치였다. 둘은 4분의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게 싸웠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허미미는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쉽게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반칙패했다.
이 매체는 두 명의 선수가 모두 일본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했다.
데쿠치에 대해서는 “나가노현의 시노지리시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아버지의 모국인 캐나다 국적으로 변경을 결단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대표팀 선발을 놓쳤지만 세계 랭킹 1위로 파리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허미미를 “도쿄 출신의 재일 3세”라고 전한 이 매체는 “이케다 우미의 일본이름을 가지고 있다.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데쿠치를 꺾고 첫 우승을 하는 등 최근 급성장을 이뤄 한국 대표로 들어갔다”라고 게재했다.
다만 이 언론은 허미미가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점은 쏙 빼놓고 전했다. 허미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다. 허미미는 2022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듣고 그 길로 바로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다.
허미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8㎏급 정보경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메달을 안겼다. 경기 후 허미미는 ‘태극마크’를 택한 것에 대해 “이번에 올림픽을 하면서 정말 잘 했다고 느꼈다. 자랑스럽고 결승까지 가서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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