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문 비워"…여자핸드볼 독일전 역전승, 스웨덴 명장 '묻지마 닥공' 빛났다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첫 경기에서 난적 독일을 무너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승부수가 적중하면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스웨덴 출신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독일을 23-22, 한 골 차로 눌렀다.
한국은 이번 파리 올림픽 토너먼트 전략을 최소 2승 3패로 세웠다. 독일,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와 차례로 맞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독일, 슬로베니아전에서 총력전을 펼쳐 8강 진출을 노리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2~4위에 오른 터라 일단 세계랭킹이 낮은 독일, 슬로베니아를 잡기로 했다.
한국은 일단 독일을 꺾으면서 8강 진출을 위한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으면서 선수단도 한층 자신감을 갖고 조별리그 경기를 이어가게 됐다.
한국은 이날 게임 시작과 동시에 강경민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1-1 동점 상황이던 전반 4분 58초 강경민이 또 한 번 독일의 골망을 가르면서 2-1로 리드를 되찾아왔다.
한국은 전반 6분 20초 안테 될레에 동점골, 7분 9초 줄리아 벤케에 역전골을 허용해 2-3으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8분 36초 우빛나의 득점으로 다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독일은 특유의 피지컬과 강력한 압박을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다. 하지만 한국은 4-6으로 끌려가던 전반 13분53초 강경민, 15분5초 류은희의 득점으로 6-6 동점을 만들면서 흐름을 뺏기지 않았다.
한국은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주고받으면서 독일과 대등하게 싸웠다. 8-8 접전에서 전지연, 김다영, 강경민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1-8까지 달아나 독일을 놀라게 했다. 독일은 큰 체격을 앞세워 탄탄한 수비에 중점을 뒀으나 한국의 조직적이면서 빠른 창이 이를 뚫어내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독일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독일은 전반 막판 2득점을 만회, 11-10 1점 차로 한국의 뒤를 쫓았다. 이후 후반 14-14 접전 상황에서 14-18까지 도망가면서 한국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이 때 시그넬 감독의 과감한 작전이 빛을 발하면서 패하는 줄 알았던 한국을 살렸다. 시그넬 감독은 후반 15분을 남기고 4점의 열세를 뒤집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할 때 골키퍼 박세영을 빼고 필드 플레이어를 한 명 더 집어넣어 상대 6명을 7명이 공격하는 '엠프티 골(골문 비우기)' 전술을 계속 펼친 것이다.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면 패배가 뻔한 상황이었다. 시그넬 감독은 올림픽을 위해 갈고 닦은 전술을 첫 판부터 꺼내들었다.
시그넬 감독의 결단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한국은 후반 15분53초 류은희, 22분17초 전지연, 23분16초 강은혜의 득점으로 17-18까지 순식간에 점수 차를 좁힌 것이다. 공격하다 가로채기를 당해 텅 빈 골문에 실점하는 일도 겪었지만 시그넬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밀어붙였다.
독일은 한국의 적극적인 공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의 맹공에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고 칼끝이 무뎌지면서 한국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0분 11초 류은희, 21분 30초 강은혜의 득점으로 19-19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후반 22분 53초 김다영의 역전골까지 작렬하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한국은 독일에게 20-20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21-21에서 후반 25분 57초 우빛나의 득점으로 리드를 가져왔다. 경기 종료 직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종료 22초를 앞둔 후반 29분 38초 강경민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독일에게 후반 29분 46초 페널티샷을 허용해 23-22로 쫓기기는 했지만 남은 14초 동안 한 골차를 지켜내고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 공식 인터뷰에서 "수비적인 측면에서 내가 부임한 뒤 가장 좋은 경기였다"며 "독일은 선수들의 체격이 크고 힘이 센 팀이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도 겪었고 (내용에서) 부침도 있었다. 최고의 경기를 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게임 내용을 돌아봤다.
다만 "(후반 중반) 공격 시 골키퍼를 빼는 '7-6' 작전이 잘 먹혀 들어 갔다. 우리가 4점을 뒤지고 있을 때도 쫓아갈 수 있었고 이 부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시그넬 감독은 남은 시간과 점수 차를 고려하면 충분히 독일을 추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게임을 운영했다. 작전 타임에서도 선수들에게 초조해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지시했다.
시그넬 감독은 "선수들에게 천천히 침착하게 우리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많이 얘기했다"며 "이어지는 슬로베니아와의 경기를 다시 겸손한 자세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류은희와 함께 팀 내 가장 많은 6득점을 책임졌던 강경민은 시그넬 감독의 '7-6' 전략이 사전에 충분히 준비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세계적인 강팀과 맞서기 위한 비책이 첫 경기부터 들어맞은 셈이다.
강경민은 "후반 중반 4점 차로 벌어졌을 때는 솔직히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포기해서 10점 차 이상으로 벌어지면 정말 힘들어지니까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께서 (골키퍼를 빼고) 7명이 공격하는 작전을 선택한 부분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골키퍼 박세영도 "우리가 공격 때 (내가 빠지고) 7명이 뛰면서 득점 확률을 조금 더 높이는 작전을 썼다"며 "골대가 비어 있기 때문에 (실점) 위험을 감수했는데 이 작전이 크게 성공하면서 역전이 가능했다"고 사령탑의 지략을 치켜세웠다.
한편 한국은 오는 27일까지 이틀 동안 달콤한 휴식과 함께 컨디션 조절, 훈련을 병행한다. 28일 슬로베니아와 2024 파리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슬로베니아를 꺾고 조별리그 2연승을 내달린다면 각 조 4위까지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 티켓을 사실상 거머쥐게 된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2020년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 이은 2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자 핸드볼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이 유일하게 출전하는 구기 종목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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