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도전 끝 '승인' 셀비온, 기관투자자 회수하나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기업 셀비온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두 번째 도전 끝에 심사를 통과한 데다,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지연 해소를 막기 위한 개선방안을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승인을 받은 바이오 회사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은 길게는 7년여 만에 투자금 회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셀비온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원금 대비 4배 가량의 회수 성과를 전망하고 있다. 기업공개(IPO)까지 2~3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셀비온은 이르면 10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공모 예정 주식수는 191만824주이며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이번 예심 승인은 두 번째 도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지난 2018년 셀비온은 상장 도전에 나서며 기술성평가를 진행했지만 등급을 받지 못했다. 당시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지난 2021년에는 성장성 특례상장 트랙으로 첫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했지만 한국거래소에서 바이오텍의 성장성 특례상장에 대한 의구심, 사업성 등의 보완점을 요구하면서 상장을 자진철회했었다. 당시 메인 파이프라인인 '진단용 조영제' 개발과 함께 전립선암 치료제를 추가해 기업가치를 높였던 상황이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실적은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을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로 후보물질이 상용되면서 성장이 가능한 회사들이 주로 이용했다.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자본잠식률 10% 미만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3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한 셀비온은 한국거래소가 지적한 문제점을 보완해 지난 4월 '기술성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예심을 청구했다. 특히 셀비온의 이번 예심 승인은 청구 3개월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바이오텍 기업들이 예비심사 기간이 길어져 자진 철회하거나 미승인 통보를 받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말 바이오, IT, 소·부·장 등 각 산업의 특성에 적합한 기술특례 업종별 전문 심사제도 도입을 발표한 이후 승인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과 비교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셀비온은 주력 파이프라인인 'Lu-DGUL-177'의 임상 데이터를 추가했다. 당시에는 임상 1단계에 불과했지만 올해 초 임상 2상 중간 결과 데이터를 확보했다. 현재는 임상 2상 후반부 작업을 진행하는 상태로 내년 상반기쯤 최종 데이터를 확보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 'Lu-DGUL-177'의 기술이전(라이센스아웃)도 준비 중이다. 'Lu-DGUL-177'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하는 전립선암 치료제다.
기관투자자 가운데 한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미승인 사유가 어떻게 해소되는지부터 살펴보기 때문에 첫 청구보다는 빠르게 상장예비심사 통과가 이뤄졌다"라며 "다른 신약 개발 기업과 달리 임상2상 유효성 데이터가 있고, 조건부 품목허가는 내년에는 승인받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미국의 노바티스 플루빅토주와 비교해 국산화 필요성이 있는 등 상장 후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회사와 기관투자자들은 임상 2상 결과가 심사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현재 해당 치료제로 임상 2상 단계에 있는 곳은 셀비온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셀비온이 두 번의 도전 끝에 예심 문턱을 넘으면서 투자자들의 회수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시리즈A에 투자한 HB인베스트먼트, 아이디벤처스, 엠벤처투자 등 기관투자자들은 벤처펀드 만기 이슈로 회수를 이미 마쳤다. 2016년에 시리즈B(55억원), 2017년~2018년 시리즈C(105억원 규모), 2021년 시리즈D(104억원 규모), 2023년 프리IPO(80억원 규모) 등을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370억원 이상이다.
주요 재무적투자자(FI)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KDB산업은행, ST캐피탈, LSK인베스트먼트, 현대투자파트너스 등이다. 재무적투자자(SI)로 신신제약 등이 합류했다. 2017년부터 투자를 이어간 기관투자자들은 투자단가와 회사와 주관사가 제출한 공모가 밴드를 고려했을 때 투자 원금 대비 4배 가량이 관측된다.
셀비온은 2010년 김권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약대 출신 카이스트 화학과 박사다. 코오롱 기술연구소 의약연구실 책임연구원, 동국제약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우리켐테크 대표, 에스티큐브 바이오사업담당 상임고문을 거쳐 셀비온을 창업했다.
조영제·마취제 등 특수의약품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하던 셀비온은 2016년 방사성의약품으로 체질을 바꿨다. 현재 전립선암 치료제의 국내 임상 2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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