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작품 즐비 호암미술관 불교미술 기획전 곧 폐막..5.5만명 다녀가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의 동아시아 불교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다음 달 16일까지 열린다. 한국과 일본, 중국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을 세계 최초로 본격 조망하는 전시다.
동아시아 3국의 불교미술을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기회로 전 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불화, 불상, 공예 등 불교미술 걸작품 92건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절반이 넘는 52건을 해외에서 대여해 왔다. 특히 1400년 전 백제시대 유물로 공식적으론 첫 전시된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외국 개인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가 아니면 다시 보기 어렵다. 전세계에 단 6점 만이 남아있는 고려 13세기 나전칠기의 정수를 보여주는 국보급 '나전 국당초문 경함'등도 외국 소장처로 돌아가면 다시 볼 날을 기약하기 힘든 명작이란 게 호암미술관의 설명이다.
개막 후 54일 간 총 5만5000여명이 이미 다녀갔다. 일본, 미국, 대만 등 해외 연구자들도 찾고 있는 이번 전시는 국내 관람객들의 N차 관람도 이어지고 있다고 호암 측은 설명했다.
삼국시대 불상 중 큰 편에 속하고 머리에는 중앙에 부처를 모신 보관을 쓰고, 왼손에는 감로수가 든 정병을 들고 있어서 자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을 나타낸 불상임을 알 수 있다.
정교한 세공미가 엿보이는 불상으로 이마가 넓고 콧날과 턱이 좁아서 하트형에 가까운 얼굴에, 인중이 짧고 입 역시 작은 편이라 어린아이의 얼굴이 연상되는 모습이다. 옆으로 긴 눈과 곧게 뻗어 내린 날렵한 콧날에서는 청년의 얼굴이 연상된다. 관음보살을 청년의 모습으로 묘사하는 것은 고대 인도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동아시아에서도 오랫동안 청년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왼쪽 다리로 체중을 지탱하고 오른쪽은 힘을 빼고, 허리를 약간 튼 채 서 있어서 편안해 보이지만 흐트러짐 없이 균형 잡힌 자세를 하고 있다. 뒤에서 보면 넓은 어깨와 날렵한 허리, 살짝 비튼 골반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몸의 선은 백제의 장인이 아니라면 빚어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신체의 굴곡에 대한 관심은 중국의 당나라 초기 불교 조각의 양식을 수용한 결과이다.
관청까지 설치돼 고려 만의 독창적이고도 섬세한 '나전 경함' 제작기술이 이어졌다. 현존하는 13세기 고려 '나전 경함'들은 대부분 모서리를 경사지게 깎은 뚜껑이 달린 네모반듯한 모양의 상자로, 전체면을 나전으로 세밀하게 장식하는 동일한 형식과 규격을 지니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보물지정 소장품도 거의 유사한 형태지만 크기와 경첩 등의 모양이 조금 다르다.
'전함조성도감'에서 일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급 나전 경함은 전 세계에 단 6점만 알려져 있고 모두 해외에 소재하고 있다. 옻칠한 나무 위에 얇게 잘라서 갈아낸 전복 껍데기로 국화를, 금속선으로 넝쿨 줄기를 표현해 표면을 장식했고 0.8㎝도 되지 않는 무지개빛 작은 자개 조각 하나 하나로 9개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국화 무늬를 구성하고있다. C자 모양의 나전으로 잎사귀를 표현했다. 넝쿨은 철사 모양의 단선을 이용해 나타냈고, 각 면 둘레의 문양대는 두줄의 단선을 끈처럼 하나로 꼰 금속선을 사용하여 구획했다. 각 면 둘레 문양대는 모란 무늬로 꾸몄고 바닥면과 접하는 부분만 국화 넝쿨무늬로 장식했다.
호암미술관은 리움미술관과 함께 군인과 경찰, 소방관의 헌신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의미로 입장료 무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호암미술관은 한국 정원문화의 진수를 재현한 전통정원 '희원'과 미술관 앞 호수 주변의 '가실벚꽃길'로 유명한 수도권 나들이 코스다. 희원 연못의 관음정 (觀音亭)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의 유리 구슬 작품 '황금 연꽃'도 전시돼 있다. 미술관 진입로 부근에도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 등이 있어 실내외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을 즐길 수 있다.
전시기간 중 화~금, 매일 2회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서울 한남동 리움~경기 용인 호암 미술관 사이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주말엔 주차장 부족을 겪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호암미술관은 최근 500여대 규모(버스 10대)의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전보다 편하게 주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호암미술관 '프로젝트룸'은 1946년부터 3대를 이어 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과의 협업으로 전시 기간 중 카페 공간으로 변신해 전시와 연계한 테마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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