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다 2배’ 4만가구 분양… “시장 활성화로 보긴 일러”
“지방은 미분양 우려 커져… 인기 단지 쏠림 현상”
청약제도 개편으로 3주간 일시 중단됐던 분양이 재개되면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시장이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급이 2배 이상 늘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의견과 오히려 지방 미분양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번 달 45개 단지 총 4만825가구(일반분양 3만4091가구)가 분양된다. 지난해 4월(1만5192가구) 대비 169% 증가한 물량이다. 수도권 1만4196가구, 지방 2만662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강동구 성내5구역을 재개발한 ‘그란츠리버파크’ 407가구, 영등포구 1-13구역을 재개발한 ‘영등포센트럴푸르지오위브’ 659가구가 대표적인 일반분양 예정 단지로 꼽힌다. 인천 계양구에서는 계양롯데캐슬파크시티(2, 3BL)가 3053가구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시 장안구 북수원이목지구디에트르더리체(Ⅰ, Ⅱ) 2512가구, 김포시 김포북면우미린파크리브 1200가구 등이 이달 분양을 준비 중이다.
지방 물량은 광주가 6400가구로 가장 많았다. 광주 북구에서는 운암3단지 재건축으로 공급되는 ‘운암자이포레나퍼스티체(3214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두 번째로 예정물량이 많은 곳은 부산(4778가구)이다. 그중에서도 기장군 ‘일광노르웨이숲오션포레’(1294가구) 등이 손꼽힌다.
원래 3~4월은 분양업계에서 ‘봄 성수기’로 통하는 시기다. 하지만 청약제도 개선으로 청약홈이 개편되면서 지난달 4일부터 22일까지 분양 자체가 중단됐다. 이후 4·10 총선을 앞두고 공식 선거운동이 이어지면서 신규 분양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속출했고 결국 분양을 미루는 단지들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총선 이후 뒤늦은 봄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실수요자들의 적극적인 경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청약제도 개편에는 신생아 특별·우선공급 신설,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 완화, 가점제 배우자 통장기간 합산, 부부 개별신청 허용, 배우자 주택소유 및 특공 당첨 이력 배제 등이 포함됐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청약제도 개편으로 실수요자들이 유리해지면서 4월 분양 예정물량 중 일부 단지들은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단지들은 확실히 성수기를 누릴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신혼부부, 출산을 앞둔 부부 등에 유리하게 제도개선이 이뤄지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총 청약자가 늘어나는 경향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해지면서 고분양가 단지는 수도권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시장 상황이 어렵고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높아서 지방은 미분양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며 “수도권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지는 미분양이 발생하고 인기 단지로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부장대우도 “청약제도 개선으로 총 청약자가 늘어나더라도 모든 지역이 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며 “공급의 희소성이 있고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월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9.9포인트(p) 상승한 109.9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기준선(100)을 상회할수록 미분양 증가를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가 발표한 미분양 주택현황에서도 지난 2월 전국 미분양물량은 전월(6만3755) 대비 1.8% 증가한 6만4874가구를 기록했다.
한편 이달 예정된 물량이 실제 분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 예정물량이 많지만 앞서 2~3월에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총선도 있어서 아예 4월 이후로 분양을 미루는 곳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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