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다이어리]"귀여운 것이 살아남는다" 대륙을 녹인 K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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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긴 냉각기를 거치고 있지만, 어떤 시장은 분위기를 거스른다.
한국을 휩쓴 마라탕, 탕후루, 양꼬치 따위의 중국 먹거리나 틱톡,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성행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소위 K-캐릭터로 불리는 한국의 콘텐츠가 조용히 민심을 움직이고 있다.
한국의 문랩에서 개발한 이 캐릭터는 중국에서 셴탸오샤오고우(線條小狗)라는 이름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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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긴 냉각기를 거치고 있지만, 어떤 시장은 분위기를 거스른다. 한국을 휩쓴 마라탕, 탕후루, 양꼬치 따위의 중국 먹거리나 틱톡,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성행이 대표적이다. 댓글 민심은 반중(反中), 소비 민심은 친중(親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소위 K-캐릭터로 불리는 한국의 콘텐츠가 조용히 민심을 움직이고 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중 최근 들어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캐릭터 '몰티즈'의 인기는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문랩에서 개발한 이 캐릭터는 중국에서 셴탸오샤오고우(線條小狗)라는 이름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보드랍고 복슬복슬한 이미지를 살리면 '점선강아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제일재경 산하 매체인 DT상업관찰이 지난해 말 진행한 '2023 올해의 협업' 조사에서 몰티즈는 지난해 2월에 진행한 중국의 대표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과의 협업으로 루이싱X마오타이, 루이싱X톰과제리, 시차X펜디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가장 소비하고 싶은 협업 캐릭터로는 1위를 차지하며 디즈니(6위)와 루피(7위, 뽀로로 친구 맞음)를 압도했다. 루이싱은 최근 봄철을 맞아 흩날리는 꽃잎과 함께 몰티즈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컵홀더와 매장 내 인테리어에 사용하며 추가 협업을 시작했다.
중국인들의 온라인 의사소통을 책임지는 위챗에서의 성과도 상당하다. 위챗에 출시된 몰티즈 이모티콘 패키지는 일일 전송량이 1000만건을 웃돌고,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30억건을 기록했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 공식 플랫폼의 '좋아요' 수는 1630만회, 현지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홍슈에서는 '점선강아지(중국어)'를 키워드로 하는 게시물의 조회 수가 2억2000만회를 넘어섰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의 화장품 브랜드인 바이췌링과도 증정품에 캐릭터를 입히는 협업을 했다. 바이췌링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아내가 해외 국빈 선물로 챙겨가면서 '펑리위안 여사의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탄 중국 대표 토종 브랜드다.
그밖에 이곳 중국에서는 잔망루피, 라인프렌즈의 브라운(곰)과 레니니(개구리) 등도 인지도가 높다. 이들 캐릭터를 이용한 봉제인형이나 휴대폰 케이스, 키링, 카드지갑 등은 어렵지 않게 소품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 매체와 분석가들은 몰티즈 인기 비결에 대한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이미지와 이모티콘을 거쳐 형성된 친밀감, 생생한 표정과 유쾌한 몸짓, 공감을 통한 젊은 세대 정서 치유 등이 이유로 언급된다.
브라이언 헤어 듀크대 진화인류학 교수와 그의 배우자 버네사 우즈 작가는 저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디플롯, 2021)'를 통해 인류가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재까지 진화, 생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맥락을 차용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한중 관계와 국민 간 정서가 더없이 서늘한 시기에도, '귀여운 것이 살아남는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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