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생겨 감사 의미로…” 1400년 불상에 알록달록 페인트칠한 中 노인들
1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중국의 고대 마애불상에 누군가 페인트로 무단 채색을 하는 ‘복원 참사’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70~80대 노인들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들은 신앙심에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고의성이 없고, 나이도 고령인만큼 당국이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할지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쓰촨성 난장현 외딴 산에 위치한 불상이 무단 채색되는 일이 있었다. 2년전 발견된 이 불상들은 북위(386~534)에 조각된 것으로, 고대에도 쓰촨성 인근에 불교가 전파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무단 채색된 불상은 마치 어린이가 색칠 놀이를 한 듯 알록달록한 모습이다. 명암 등 입체감은 일절 없고, 살구색 빨간색 초록색 등 단색으로 마구잡이로 채색됐다. 불상의 표정도 마음대로 그려졌다.
범인은 불상이 위치한 산 인근에 거주하는 70~80대 노인들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이 이 같은 일을 벌인 이유는 신앙심 때문이라고 한다. 해당 지역 문화유적국 관계자는 “이들은 불상이 자신들의 기도를 들어줘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고 싶어서 색을 입혔다고 진술했다”며 “CCTV에 채색하는 모습이 담겨 제지하러 갔지만, 불상이 워낙 외딴 산에 있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무단 복원을 진행한 노인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신앙심으로 채색했다고 진술한 만큼 높은 수위의 처벌은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이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재발 방지 계획을 세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문화유물보존법은 유물을 수리하거나 개조할 시 사전에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작업은 문화재보존학 면허가 있는 업체만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당국은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페인트를 제거하는 등 불상 복원에 나섰다. 다만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베이징대 와잉진다수 고고학 교수는 “석조 유물은 한번 훼손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가 어렵다”며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국민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용부, ‘오요안나 사건’ MBC 특별근로감독 착수
- 민노총, 회계 공시 거부하려다...대의원 과반 반대로 무산
- 1센트 만드는데 비용은 2센트... 트럼프 “신규 발행 중단하라”
- 트럼프 “인질 석방 안하면 휴전 취소” 하마스에 응징 예고
- 진실화해위, 6·25전쟁 화순 민간인 희생사건 진실규명
- [만물상] ‘북극성 망치’
- ‘하얼빈을 녹였다’… 피겨 간판 차준환 쇼트 2위
- “헌재에 불 지르겠다” 30대 구속
- 장성규 “故오요안나-김가영 달라진 관계 감지, 이후 말 안 전해” 해명
- 중환자실 치료 받는 초등생 살해 40대 교사... 경찰, 강제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