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중간 마진이 얼마냐”…소줏값에 ‘곡소리’ 나오는 이유
출고가 1166원 소주가 6000원까지
주세 제외한 제조사 인상 폭은 40원
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오는 9일 자정을 기점으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가 6.95% 오를 예정이다. 360㎖ 병과 1.8ℓ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테라’와 ‘켈리’ 등 맥주도 같은 날부터 평균 6.8% 인상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앞서 오비맥주가 지난달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출고가를 올린 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역시 곧 출고가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유통단계별로 마진(차익)을 어느 정도로 책정할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소비자들 역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그간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출고가가 인상될 때마다 식당들이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현재 식당가에서 병당 5000~6000원에 판매되는 소주·맥주가 6000~7000원, 또 그 이상도 될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우려다.
음식점 등 외식업소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소주 360㎖ 병 제품의 경우 하이트진로가 출고하는 가격(2일 기준)은 병당 1166원이다. 이 제품이 중간 도매상을 거치면 30~45% 남짓의 마진이 한 차례 붙고, 여기에 각 식당이 또 저마다 이윤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식이다.
매경닷컴이 취재한 결과, 여러 주류기업의 제품을 서울 주요 상권에 공급하는 도매상 A사의 경우 참이슬 후레쉬 1짝(360㎖ 30병)을 5만37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금액에서 자영업자가 돌려받는 보증금 5500원을 제외하면 실도매가는 4만8200원이다.
식당가가 남기는 마진은 그 폭이 더 크다. 지역과 제품 종류에 따라 1600~1700원에 납품받은 소주를 5000원에 판매하면 그 이윤이 194.1~212.5% 수준이다. 6000원일 때는 최대 275.0%, 7000원에 팔면 최대 337.5% 마진이 식당의 몫으로 돌아간다. 맥주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당장 대형마트에서 1500원 안팎에 소주를 살 수 있는 만큼 식당가 가격은 좀처럼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가게에서 파는 술이라고 더 특별하거나 용량이 많은 것도 아닌데 너무하지 않느냐는 게 소비자들의 이야기다.
한 30대 직장인 소비자는 “주요 상권에 갈 때마다 은연중에 소주 등 술값을 비교하는 버릇이 있는데 우리 동네는 단합이라도 한 듯 모두 7000원”이라며 “업무상 술자리만 하고, 개인 약속은 아무래도 부담돼 줄였다. 안줏값보다 술값이 한참 더 나온다”고 토로했다.
물론 식당가에서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기류와 채소류, 장류 등의 가격이 수시로 널뛰고 있는데 각 재료의 값이 오를 때마다 주메뉴의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외식업소가 음식 판매에서 발생한 손실분을 주류 매출로 충당하고 있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국밥이 가성비가 좋은 음식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느냐. 저녁을 드시러 오는 테이블마다 대부분 술을 시키시니 재룟값이 올라도 국밥값을 안 올리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음식만 팔아서는 장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인회의 결정에 따라 음식점과 술집들이 판매가를 통일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장이 워낙 큰 탓에 하이트진로 등 기업들도 출고가 인상 폭을 두고 매번 고심하는 실정이다. 이번의 경우 주세를 제외한 실제 출고가 인상 폭(소주 360㎖병 기준)은 40원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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