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서울 면적 반이 잿더미로…기후변화의 경고
[앵커]
올해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끊이질 않고 있죠.
울창한 숲이 검게 타버리는 건 순식간이지만, 다시 푸른 숲을 되찾기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한데요.
지난해 프랑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불이자, 서울시 면적의 절반이 타버린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 역시 숲이 복구되기까지 5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해변을 따라 펼쳐진 거대한 모래 언덕.
독특한 풍광으로 프랑스 남서부의 명소로 꼽힙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납니다.
제 뒤로 새까맣게 탄 나무 숲들이 보이는데, 1년 전 대규모 산불이 난 그 현장입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불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숲의 3분의 1을 태웠습니다.
[미카/프랑스 지롱드주 주민 : "(산불이) 경치를 아예 바꿔버렸습니다. 이전에는 엽서에 나올법한 경치였는데 말이죠. 양쪽 다 산불 전에는 같은 모습이었는데 (한쪽은 불에 타버려서) 마음이 안좋습니다."]
한 시간쯤 떨어진 또다른 숲 입구엔, 나무가 쓰러질 수 있으니 감속 운행하라는, 경고 문구가 있습니다.
서유럽 최대 인공 숲인 이곳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지난해 산불의 시작 지점 중 한 곳입니다.
불탄 나무를 모두 잘라내고 황폐해진 땅.
그을린 나무 밑동과 잿빛 흙은 여전한, 산불의 흔적입니다.
지역주민들의 휴양지인 호수로 들어가는 길도 대부분 막혔습니다.
호숫가를 따라 불에 타고 넘어진 나무들이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지하에 매장된 갈탄 영향으로 호수 주변 지표면 온도가 100도까지 올랐기 때문입니다.
[관광안내소 직원 : "땅 속에서부터 연기가 계속 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의 주의를 당부하는 것입니다."]
두 달 동안 이어진 산불로, 이 일대 300㎢가 불에 탔습니다.
수도 파리의 3배, 서울의 절반 면적입니다.
프랑스 역사상 두 번째 큰 불입니다.
산불의 원인은 폭염과 가뭄, 강풍 등 기상 이변으로 추정됩니다.
한순간에 잃어버린 산림을 복구하기까지는 50년 가까이 걸릴 거로 보입니다.
지롱드 산불은 기후변화가 몰고온 자연 재난이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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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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