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청소년들 주스와 초콜릿 등 당 섭취 늘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박효진(40)씨는 매일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승강이를 벌인다. 아들은 하굣길에 습관처럼 학교 앞 편의점에 들어가 딸기 맛 주스와 초콜릿을 집어든다. 박씨가 “보리차를 사라”고 제지하는 순간 아들은 신경질을 내며 떼를 쓴다고 한다. 박씨는 “아들이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몸무게가 작년 하반기보다 5kg 정도 늘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감소세를 보이던 청소년(6~18세)의 당(糖) 섭취가 코로나가 끝나면서 반등하고 있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12~18세 청소년의 경우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이 2019년 71.4g이었다가,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63.3g으로 급감했다. 그러다 코로나 방역이 완화된 2021년엔 65.4g으로 반등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을 초과하는 수치다. 6~11세도 2019년 63.4g에서 2020년 60.5g으로 떨어졌다가 2021년엔 61.5g으로 증가했다.
청소년 섭취 당류 중 60% 이상은 ‘가공식품 속 설탕’이었다. 과일·채소·우유 등에 든 천연당이 아니라, 음료수·초콜릿·빵을 만들 때 넣는 첨가당을 많이 먹고 있다는 뜻이다. 청소년들이 단것을 가장 많이 사 먹는 곳은 학교·학원 주변 편의점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청소년 70%가 편의점에서 하루 한 번 이상 간식을 사먹는데, 이 중 20%는 단 음료수를 산다”고 했다.
코로나로 학교·학원 수업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학교 앞 편의점을 통한 당 섭취가 줄다가, 방역이 풀리면서 다시 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코로나 시기 축적된 ‘바깥 활동 감소’까지 겹치면서 청소년 비만율은 2018년 11.6%에서 2021년엔 16.2%로 올라갔다.
박소원 세브란스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교수는 “청소년의 당류 과다 섭취는 비만 위험을 높이고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성장 방해, 집중력 저하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대신 과일 등을 주는 게 좋다”며 “특히 식습관이 형성되는 3~5세 유아들이 단맛에 길들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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