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몰빵 투자로 수사?…"국산 코인 기피대상 되나" 우려 커져
상세한 코인 투자 내역은 여전히 깜깜이
FIU가 의심거래로 판단한 이유 놓고도 추측 이어져
일각에선 '김치코인 몰빵 투자' 지목
전문가들 "코인 종목, 이상거래 추출 기준 아냐"
업계 국산코인 기피현상 생길까 우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메이저 코인’보다 가격 변동성이 큰 김치코인(국내에서 발행된 코인)에 ‘몰빵’ 투자를 한 것이 의심거래로 분류될 행위라는 추측도 나오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업계는 이번 이슈로 괜히 국내 발행 코인에 대한 투자 기피현상이 생기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 매도 대금으로 코인투자 시작
김 의원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해 9억8574만원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가상자산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김 의원은 같은 해 2월 3차례 걸쳐 주식 매도로 확보한 예수금과 다른 자금 일부를 합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10억원을 이체했다. 다음해인 2022년 2월 중순에는 “가상자산이 계속 폭락을 거듭해 더 보유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업비트에 보유하던 코인을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클립’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으로 이체했다. 현재는 총 9억1000여만원 상당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김 의원은 2021년 2월 코인 투자를 시작한 이후 어떤 코인을 샀고, 언제 팔아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 등 상세한 코인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성이 떨어지는 해명에 각종 의혹이 추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작년 재산공개 내역에 포함된 9억6000만원의 예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입장문에선 2021년 주식 매도대금을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했다고 했는데, 9억원 이상의 예금이 별도로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의 해명을 종합하면, 지난해 2월 코인을 옮기고 재투자하면서 수익 일부인 8억원을 은행으로 이체해 전세보증금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코인 거래 내역을 알 수 없으니 당초 김 의원의 코인 거래가 ‘의심거래’로 분류돼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이유를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코인 80여만개를 보유했다. 보유 코인의 가치가 60억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해당 코인은 ‘코인 실명제’라고도 불리는 ‘트래블 룰’(100만원 이상의 자금을 이체할 경우 수발신 기록을 남겨야 하는 제도)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전량 인출했다.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가 이를 이상거래로 분류해 FIU에 보고하면서 수사 기관 통보까지 이뤄졌을 것이란 의혹이다.
“코인 종목으로 의심거래 분류 안해”
일각에선 일명 김치코인인 위믹스에 거액을 투자해 의심거래로 분류됐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코인 종목으로 의심거래를 분류하진 않는다는 게 가상자산 자금세탁방지(AML)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가상자산 거래소가 FIU에 제출하는 STR(이상거래보고) 보고서 양식에도 의심스러운 거래 유형에 코인종목이 포함돼 있진 않다.
가상자산 거래소 소속 한 AML 담당자는 “거래소마다 의심거래를 추출하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거래금액과 거래빈도, 평소 거래 패턴에서 벗어난 행위, 범죄 연루 거래와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경우가 포함된다”며 “김치코인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것만으로 의심거래로 분류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AML 전문가도 “전체 유통량 대비 한 사람이 거래하는 코인의 수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의심거래로 살펴볼 여지가 있지만, 이는 국내 발행 코인뿐 아니라 리플 등 해외 코인에도 해당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슈로 국내 코인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블록체인·웹3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국내 발행 코인에 대한 투자와 사용도 활발히 일어나야 하는데 이번 이슈로 해외 메이저 코인은 안전하고 국산코인은 투기성 자산이라는 인식이 심어질까 걱정”이라며 “김 의원이 코인 투자내역을 상세히 공개해 국산코인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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