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탈 시간 임박" 서울 강남 상급지 급매물 현주소 [현장]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강동·강서 지역 아파트 값도 20억원에 달하는데 서울 최상급지인 삼성동 일대에 같은 가격대로 들어올 수 있다면 느낌이 다르잖아요. 그러다 보니 '매의 눈'을 가진 수요자들의 갈아타기가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하락장 속에 매물이 소화되며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해왔는데 이제 상급지 급매물 거래는 끝물인 분위깁니다. 이렇다보니 이전과 같은 가격조건으로 거래가 더 이뤄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 삼성동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인근 중개업소의 얘기를 들어보면 최근의 추세는 바닥을 다졌다는 것으로 읽힌다.
전체의 시장 분위기는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폭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주보다 0.05% 떨어졌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5% 떨어져, 전주(0.04% 하락)보다 낙폭이 소폭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달 10일 -0.07%를 기록한 후, 주 단위로 -0.05%, -0.06%, -0.04%를 기록하면서 등락을 거듭 반복하고 있다. 혼조세 양상이 이어지며 명확하게 반등장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런데 부동산 규제 완화에 이어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집주인들로선 주택을 급히 처분할 유인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흐름에 변화를 줄 요인으로 꼽히는 대목이다. 이에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얘기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보유세 부담이 현저히 낮아진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 강남권 내에서도 상급지로 통하는 삼성동 일대에서는 호가가 이달만 세차례 연이어 오르는 단지도 등장했다. 2~3년 전 실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는 급매 위주로 실거래도 이뤄지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혼조세, 박스권 시장' 안에서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분주해 곧 이들 지역 내에서 급매는 더 희소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동 '진흥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207.82㎡가 40억5천만원(14층)에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2건이 44억(7층), 45억(11층)에 팔렸으며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약 4억5천만원이 떨어진 가격대에 계약이 맺어진 것이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지난달 실거래가보다 크게 오른 41억~48억원이다.
삼성동 일원 N부동산 관계자는 "같은 강남권역 내에서 대지 지분이 많고 재건축 투자 가치가 있는 대형면적대의 상급지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 일대는 지하철 역세권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GTX 개발 호재를 비롯해 봉은초·중, 경기고, 코엑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좋은 학군과 인프라를 갖춰 진입수요가 유독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홍실아파트와 맞닿아 있는 '청구아파트'에서는 지난 2021년 9월 전용 84.99㎡ 매물이 22억원(6층)에 거래된 후 실거래 소식이 뚝 끊겼지만, 재건축 사업이 남아 있는 만큼 호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단지의 동일면적대 호가는 22억~25억원대로, 일부 매물은 이달만 5천만원~1억5천만원까지 여러 번 호가를 올린 상태다.
청구아파트 매물을 보유하고 있는 S중개업소 대표는 "2년 전 가격(22억원)에 나온 매물 중 가격 절충이 가능한 급매물이 소량 있긴 하다. 계약 이야기가 여러 곳에서 오가고 있어 이런 급매는 곧 매진될 것"이라며 "강서·강동·송파구 일대 아파트도 20억을 찍었는데, 여기는 명문 학군에 재건축·영동대로개발 호재까지 있다. 엎어지면 지하철이 코앞인 역세권 단지다. 뭐가 나은지 비교가 필요 없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과 가까운 '래미안삼성1차' 전용 84.95㎡는 지난달 19억원(15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2019년 6월 동일면적대 9층 매물이 같은 가격에 팔린 후 거래가 되지 않다 올해 약 4년 전 가격과 같은 값에 실거래 소식을 전했다.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은 나오지 않고, 인근 단지에서 비슷한 면적대의 매물이 21~22억원대에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근 G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지금 이런 가격에 나온 동일면적대 매물은 없다. 2억은 더 줘야지 비슷한 면적대 추격 매수가 겨우 가능하다"며 "원래는 호재가 많아 집값이 오르는 게 정상이다. 시장이 침체기고, 거래가 거의 없다가 급매 위주로 하나둘 팔렸는데 같은 강남에서도 원래 매물이 귀해 이것도 곧 마감 임박인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추격매수는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팽팽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당분간 매매가격 혼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선 급매물 소진 이후 국지적 상승거래가 포착되고 있다"며 "다만 매수자의 경우 추가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섣불리 추격매수에 나가지는 않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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