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와 맞먹는 관리비… 인천시 대학생 울리는 ‘꼼수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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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별도 부과방식 관행도 이어져, 전문가 “임차인 피해… 제도 보완 시급”
“월세가 그대로면 뭐하나요. 훌쩍 오른 관리비에 전기·가스·수도 요금까지 따로 내니 부담이 배로 늘었습니다.”
20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이곳에서 소개 중인 30.38㎡ 원룸의 월세는 월 30만원이지만, 별도로 내야하는 관리비만 13만원에 달했다. 관리비에는 청소비와 인터넷 요금만 포함돼 있어 나머지 전기·가스·수도 등의 요금은 모두 별도로 내야 했다. 중개인은 “과거에는 전기·가스 요금까지 다 포함해서 관리비가 5만원 정도인 방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집이 없다”며 “대부분 월세는 이전과 같지만 관리비가 크게 오르고 전기요금 등은 별도로 받는 추세”라고 했다.
인근 중개사사무소에서 소개한 33.05㎡의 원룸 역시 월세 20만원에 관리비만 10만원이다. 관리비에는 인터넷과 TV 요금만 포함돼 있어 전기나 가스요금 등은 모두 별도로 집주인에게 내야 했다.
이곳 뿐 아니라 송도국제도시 학생들이 많이 사는 연수구 선학동이나 경인여대‧경인교대 등이 몰려있는 계양구 계산동 일대 원룸 등도 마찬가지다. 월세는 20만~30만원대이지만, 관리비는 16만~20만원 수준이었고 전기·가스·수도·인터넷 등 기타 이용요금은 별도로 내야 했다.
용현동에 사는 대학생 송채현씨(24)는 “월세에 관리비, 사용 요금까지 더하면 사실상 매월 6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지난해보다 최소 20만~25만원 정도 월세가 오른 셈”이라고 토로했다.
인천 대학가를 중심으로 월세를 30만원 이하로 맞추는 대신 관리비를 올리고 각종 공공요금은 별도로 받는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택임대차 신고제에 따른 전·월세 신고 의무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학가 인근 원룸 대부분은 그동안 전기·가스·수도요금을 포함해 5만~10만원의 관리비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청소 등만 기본 관리비에 포함한 채 공공요금 등은 모두 별도로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기·가스요금까지 인상되면서 학생들의 월세 부담이 배 가까이 커지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임대인들이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주택임대차 신고제를 의식해 이 같은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세액이 30만원 이하일 경우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월세를 30만원으로 맞추고, 관리비 인상 및 공공요금 별도 부과 방식을 택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각종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관리비에 공공요금까지 포함할 경우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해 ‘관리비-공공요금 따로 받기’가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주인들이 세금을 피하고 임대료도 올리기 위해 관리비 명목의 꼼수 계약을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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