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욱일기와 자위함기 다르다"…탁현민 "한심하고 참담"
우리 해군이 오는 6일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7년 만에 참석하는 것 관련, 며칠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관례상 행사에 참가하면 우리 장병들이 욱일기와 비슷한 모양인 자위함기에 경례를 해야 하기 때문인데,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문양이 다르다”는 군 당국 입장과 “같은 욱일기”라는 반박 입장이 맞부딪히고 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3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22년 국방부는 일본 해군기로 쓰이는 욱일기가 욱일기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2018년 우리 국방부는 일본해군이 욱일기를 달고 관함식에 참석한다고 해서 청와대와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사이에 일본 해군기가 바뀌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미 일본 언론과 정부는 이 욱일기가 그 욱일기가 맞는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를 향해 “어떻게 국가의 입장이 이렇게 가벼워진 것인가? 왜 이렇게 한심스러워진 것인가?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 국방부는 이 욱일기가 다시 그 욱일기라 할 것인가. 부끄럽다. 참담한 일이 멈추지 않는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 해서라도 일본 관함식에 참석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매사를 이런 식의 억지 주장과 변명을 늘어놓으면 이 정부의 판단과 주장을 누구도 신뢰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대체 왜 이 버릇을 못 고치나”라고 질타했다.
끝으로 “관함식 참가를 포기할 수 없다면, 다른 해법을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면서 ‘상징’에 대해 고민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러한 노력을 해주길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논란에 대한 질의를 받고 “모양은 비슷하지만 가운데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며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르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 장관은 “(자위함기는) 약간 기울어져 있다. 형상은 비슷한 모습으로 느낄 수 있는데 두 개를 놓고 보면 차이는 있다. 다르다. 하지만 나타나는 이미지, 그 느낌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논란에 대해 “전례와 국제관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우리 해군과의 친선행사를 위해 자위함기를 게양한 상태로 인천항에 입항한 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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