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서 무릎 꿇은 윤호중 "피해자님이여! 사과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22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앞에 1분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새로 구성된 원내지도부와 함께 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다.
윤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살피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방명록에 ‘피해자님’을 거론한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의 발생 이유가 됐던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나 원내지도부는 취임 직후 관례로 현충원을 참배한다. 하지만 현충원 참배에서 무릎까지 꿇은 건 대선 패배 후인 2013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문희상) 신년 참배 이후 처음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주변 인사들에게 “어려운 정국과 국민에 대한 죄송함 등 만감이 교차해 묵념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이 꿇어지더라. 마음이 무거워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윤 원내대표의 이날 무릎 참배가 지난해 8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8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김 전 비대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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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꿇어도 노선은 그대로?
하지만 윤 원내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정책 노선은 바꾸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정견 발표에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많은 국민들이 염원하는 개혁 입법을 흔들리지 않고 중단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서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21일) 한 토론회에선 “한국은행이 지난해 8조원 정도 출자를 하기로 했는데 5분의 1밖에 이행하지 않은 것을 얼마 전 확인했다”며 한국은행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윤후덕 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담보가치만큼 대출해 주던 은행 창구에서 ‘정부 방침 때문에 대출할 수 없다’고 한다”며 “그 얘기에 민주당을 심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국회 상임위원장 재분배 문제에 대해서도 “2년차 원내대표는 원(院) 구성 권한이 없다”며 협상 불가 방침을 통보한 상태다. 국민의힘에선 “법사위원장은 오랫동안 야당 몫이었다.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재협상론이 나오고 있다. 국회 안팎에서 조만간 충돌이 발생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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