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기 없고, 설치 간편..'창문형 에어컨' 올해도 돌풍 예감

조미덥 기자 2021. 3. 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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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늘자 '방마다 설치' 주문 쇄도
파세코, 작년보다 한 달 앞당겨 판매
'무풍 냉방' 내세운 삼성전자도 가세

[경향신문]

국내 창문형 에어컨 1위 업체인 파세코의 2020년형 에어컨이 설치된 모습. 파세코 제공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김모씨(43)는 지난해 6월 초등학생인 아들 방에 창문형 에어컨을 달아줬다. 거실에 스탠드형 에어컨, 안방에 벽걸이형 에어컨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아들이 학교에 못 가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 등 본인 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벽걸이형 에어컨을 달자니 집주인에게 벽을 뚫어도 되는지 문의하기 번거로웠고, 실외기 설치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 일체형에 자가 설치가 가능했다. 김씨는 “작은 방에 쓰기엔 냉방 성능에 부족함이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원룸에 사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다인 가구 중에서도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으로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실외기 설치가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사람들 중 다수가 실외기를 따로 달 필요가 없는 창문형 에어컨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간 거실에 모여 열대야를 견뎠던 사람들이 ‘방마다 에어컨’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아졌다.

21일 현재 네이버 카페나 전자제품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도 올해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할까 고민이라는 문의와 답변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냉방 성능과 설치 편의성, 가성비에 대해선 좋게 평가하는 글이 많은데, 실외기 일체형이다 보니 민감한 사람에겐 소음이 거슬릴 수 있다는 후기가 다수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창문형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이 많다는 점도 문제였는데 지난해 일정 온도에 이르면 자동으로 작동 속도를 늦추는 인버터 제품들이 나오면서 해소됐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파세코가 2019년 처음 제품을 선보인 후 시장을 선점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0만대 이상 팔았다. 캐리어에어컨, 귀뚜라미, 신일전자, 한일전기 등이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하며 판을 키웠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보되면서 창문형 에어컨은 3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파세코는 올해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물량을 50% 가까이 늘리고 소음과 기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 19일 현대홈쇼핑을 시작으로 지난해보다 한 달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4월부터 KT 대리점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판매키로 하는 등 판로도 넓혔다. 한일전기도 이달 초 아기바람 모드가 추가된 신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특히 삼성전자가 뛰어들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6월 중국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인다. 무풍 냉방 등 삼성전자 에어컨의 장점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창문형 에어컨은 1980년대 국내 시장에서 대표적인 에어컨이었지만 1990년대 분리형 에어컨(스탠드·벽걸이+실외기)이 대세가 되면서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제품을 내놓으면 20여년 만의 재생산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창문형과 비슷하지만 창문에 부착하지 않고 바닥에 둘 수 있는 이동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한 중소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뛰어들면 시장이 커지는 효과는 있겠지만, 고급형 제품군에선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잃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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