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으로 꺼져" 한인 부부에 욕설한 백인 여성, 정체 밝혀져

김봉주 2021. 3. 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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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면식 없는 중년 백인 여성이 한국계 미국인 부부에게 욕설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 백인 여성의 아버지가 과거 작고한 전 미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한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언사를 한 백인 여성이 마우라 모이니한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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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여성 "인종차별 아냐"
한인 부부 "큰 상처 받았다"
지난14일 뉴욕 맨해튼에서 중년 백인 여성이 한국계 미국인 부부에게 욕설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부었다. 사진=마리나 하씨 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최근 일면식 없는 중년 백인 여성이 한국계 미국인 부부에게 욕설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 백인 여성의 아버지가 과거 작고한 전 미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한인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언사를 한 백인 여성이 마우라 모이니한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1시25분께 뉴욕 맨해튼 킵스 베이 한 거리에 있던 한국계 여성 마리아 하(25) 씨는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하 씨는 "뒤를 돌아봤더니 한 백인 여성이 나를 보고 있었다"면서 "이 여성은 내 눈을 바라보며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 백인 여성은 하 씨의 얼굴 가까이 다가와 "넌 여기 출신이 아니야. 중국에서 왔지? 중국으로 꺼져"라고 말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놀란 하 씨는 근처에 있는 집으로 달려가 남편 대니얼 리(31) 씨를 데려왔다. 남편도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하 씨의 남편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 백인 여성은 택시에 탑승해 있었다. 하 씨의 남편이 택시로 다가가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백인 여성은 "(상대가) 나를 공격하고 있다"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결국 하 씨 부부가 현장을 떠나려 하자, 여성은 다시 택시 창문 밖 부부를 향해 욕하며 "중국 공산당으로 꺼져"라고 말했다. 부부는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고, 경찰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후 하 씨는 자신의 SNS에 이 여성이 소리 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면서 "이 여성을 보신 분들은 알려주시고, 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해 확산했고 곧 이 백인 여성의 아버지는 하버드 대학 교수 출신으로 과거 인도와 유엔 대사를 지낸 고 다니앨 패트릭 모이니한 전 연방 상원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이니한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택시와 관련된 논쟁이었고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인생 대부분을 아시아 사람들과 협력했고 특히 중국 공산당과 지속적인 투쟁, 티베트인 기본 인권 확보를 위해 제 삶 대부분을 바쳤다"고 해명했다. 모이니한은 "부부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남편 리씨는 "사과가 아니면 만나고 싶지 않다. '중국으로 떠나라'는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하씨 또한 "감정에 압도당한 느낌이다. 너무 힘들어서 일도 잠시 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뉴욕 경찰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뉴욕에서만 벌써 10건이 넘는 반아시아 증오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1년간 29건이었던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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