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말고 케이크'..케이크 4만세트 11억어치 90분 만에 완판
정지현(43·수원 조원동)씨는 올해 난생 처음으로 3만원이 넘는 케이크를 예약주문하고, 평소 집에선 잘 마시지 않던 와인도 종류별로 샀다. 정 씨는 “어차피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케이크라도 좀 화려한 걸 사서 아이와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보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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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가 된 ‘홈파티’, 최악 선물은?
코로나19 국면이 지속하는 가운데 집에서 특별하게 연말을 보내려는 수요가 그 어느 해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3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조치가 강화돼 사실상 집에 머물 수밖에 없는데다, 1년 내내 코로나 제약에 지친 사람들의 보상 심리가 더해진 결과다.
실제 23일 투썸플레이스가 20~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63.6%가 ‘조촐하게나마 홈파티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에선 이번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지 않은 선물 1위로 ‘마스크 및 손세정제 등 방역용품’이 뽑혀 코로나에 진저리난 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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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케이크 ‘소확행’ 찾는다
이런 분위기는 유통업계의 ‘홈파티’ 마케팅과 맞물려 관련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레드와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3% 늘었다. 롯데는 첫 시그니처 와인인 ‘트리벤토’도 연말 시즌에 맞춰 출시했다. 로제와인과 화이트와인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와 20.7%, 홈파티용 스테이크로 내놓은 미국산 본인 갈비(Bone in steak)도 151.4% 많이 팔렸다.
케이크에도 오랜만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수요가 몰리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2일 저녁 카카오쇼핑라이브 방송을 통해 생크림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팔았는데 4만 세트 전체가 90분 만에 완판됐다. 금액으로 치면 약 11억원 어치다. 디저트 카페 설빙 역시 ‘와르르생딸기 케이크’ 2종이 지난 주말 기준 출시 열흘 만에 조기 품절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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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홈파티’ 전략식품 봇물
편의점들은 1~4인 가구의 홈파티를 겨냥한 제품과 할인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GS25는 가족 3~4인이 즐길 만한 분량으로 토마호크 스테이크, 랍스터 세트, 연어 세트 등 홈파티용 축·수산 상품 7종을 내놨다. 김경한 GS리테일 축산상품 기획자는 “암울한 코로나19 속에 맞는 연말이지만 가족끼리 식사를 즐기며 웃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CU는 이달 말까지 10여종의 와인을 최대 49%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13가지 케이크와 마카롱 등 디저트를 출시했다. 이 밖에 마켓컬리에선 연말 식탁 분위기를 더할 접시, 와인잔 등 식기류가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두배 이상(12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임이나 여행 등을 제한하는 코로나 방역조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업체들도 온라인과 TV등을 통한 비대면 판매, 가정간편식, 인테리어 꾸미기 등 ‘집소비’에 초점을 맞춘 상품과 행사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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