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말고 케이크'..케이크 4만세트 11억어치 90분 만에 완판

이소아 2020. 12. 2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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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다중이용시설의 출입과 영업이 제한되자 '홈파티'가 연말 모임 트렌드가 되고 있다. 뉴스1

정지현(43·수원 조원동)씨는 올해 난생 처음으로 3만원이 넘는 케이크를 예약주문하고, 평소 집에선 잘 마시지 않던 와인도 종류별로 샀다. 정 씨는 “어차피 어디 가지도 못하는데 케이크라도 좀 화려한 걸 사서 아이와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의무가 된 ‘홈파티’, 최악 선물은?
코로나19 국면이 지속하는 가운데 집에서 특별하게 연말을 보내려는 수요가 그 어느 해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3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조치가 강화돼 사실상 집에 머물 수밖에 없는데다, 1년 내내 코로나 제약에 지친 사람들의 보상 심리가 더해진 결과다.

자료: 인크루트, 알바콜

실제 23일 투썸플레이스가 20~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63.6%가 ‘조촐하게나마 홈파티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에선 이번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지 않은 선물 1위로 ‘마스크 및 손세정제 등 방역용품’이 뽑혀 코로나에 진저리난 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와인·케이크 ‘소확행’ 찾는다
이런 분위기는 유통업계의 ‘홈파티’ 마케팅과 맞물려 관련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레드와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3% 늘었다. 롯데는 첫 시그니처 와인인 ‘트리벤토’도 연말 시즌에 맞춰 출시했다. 로제와인과 화이트와인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와 20.7%, 홈파티용 스테이크로 내놓은 미국산 본인 갈비(Bone in steak)도 151.4% 많이 팔렸다.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가 지난 22일 진행한 ‘카카오쇼핑라이브' 케이크 판매 방송. 자료 SPC그룹

케이크에도 오랜만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수요가 몰리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2일 저녁 카카오쇼핑라이브 방송을 통해 생크림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팔았는데 4만 세트 전체가 90분 만에 완판됐다. 금액으로 치면 약 11억원 어치다. 디저트 카페 설빙 역시 ‘와르르생딸기 케이크’ 2종이 지난 주말 기준 출시 열흘 만에 조기 품절됐다고 밝혔다.


‘미니 홈파티’ 전략식품 봇물

홈파티용 축수산 상품을 조리해 식탁에 차려놓은 모습. 사진 GS25

편의점들은 1~4인 가구의 홈파티를 겨냥한 제품과 할인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GS25는 가족 3~4인이 즐길 만한 분량으로 토마호크 스테이크, 랍스터 세트, 연어 세트 등 홈파티용 축·수산 상품 7종을 내놨다. 김경한 GS리테일 축산상품 기획자는 “암울한 코로나19 속에 맞는 연말이지만 가족끼리 식사를 즐기며 웃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CU는 이달 말까지 10여종의 와인을 최대 49%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13가지 케이크와 마카롱 등 디저트를 출시했다. 이 밖에 마켓컬리에선 연말 식탁 분위기를 더할 접시, 와인잔 등 식기류가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두배 이상(12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임이나 여행 등을 제한하는 코로나 방역조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통업체들도 온라인과 TV등을 통한 비대면 판매, 가정간편식, 인테리어 꾸미기 등 ‘집소비’에 초점을 맞춘 상품과 행사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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