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걸려온 소리없는 신고전화, 10대 살린 소방관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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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일 새벽 3시께 인천소방본부 119상황실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제주본부 사례는 개통이 정지돼 위치 추적이 불가능한 휴대전화 신고전화가 접수된 상황에서 전화기 너머 희미하게 들린 신음소리와 숙박업체 상호를 캐치하고선 구조·구급대를 출동시켜 신고자를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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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사례 시상..대상에 인천소방본부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지난 7월 2일 새벽 3시께 인천소방본부 119상황실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당시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전화가 끊기기 전까지 19초간 침묵이 이어졌다.
통상 이럴 땐 오인 신고로 받아들여진다. 휴대전화 버튼을 잘못 누르는 등 부주의로 신고 전화를 건 뒤 아무런 말이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서다.
그러나 신고 전화가 걸려온 시간이 새벽이었던데다 최근 같은 번호로 걸려온 신고 내역이 전혀 없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희미하게 들린 "쓰러질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고선 곧바로 119구급대를 출동시켰다.
신고자의 핸드폰 위치정보시스템(GPS) 정보를 조회해 위치를 알아낸 후 구급대에 알렸고, 그 결과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10대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의심쩍은 상황을 끝까지 추적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인천소방본부의 사례는 소방청의 '제1회 상황관리 우수사례 연찬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연간 1100만 건이 넘는 119신고 사례 가운데 상황대응 및 문제해결 능력과 유관기관 간 협업이 빛났던 우수 사례를 선정·시상하는 것으로 올해 처음 열렸다.
첫 대회에서는 전국 19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제출한 우수사례 28건 중 1차 서면심사를 거친 9건에 대한 발표와 최종 평가를 진행했다.
최우수상은 경기소방본부의 '무응답 요구조자의 위치 확인과 구조' 사례와 제주소방본부의 '미개통 휴대폰을 이용한 극단적 선택자 구조' 사례가 각각 받았다.
경기본부 사례는 지난 9월 경기 광주시의 한 산에서 아내가 길을 잃어 2시간째 헤맨다는 신고를 받고선 경찰에 공동대응 요청과 함께 구조자에게 휴대전화 앱으로 GPS 추적 서비스를 실행하도록 안내해 찾아낸 것이다.
제주본부 사례는 개통이 정지돼 위치 추적이 불가능한 휴대전화 신고전화가 접수된 상황에서 전화기 너머 희미하게 들린 신음소리와 숙박업체 상호를 캐치하고선 구조·구급대를 출동시켜 신고자를 구해냈다.
우수상은 지난 9월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구조자에게 경량칸막이를 부수고 옆 세대로 대피하게끔 안내해 인명 피해를 막은 전남소방본부와 이보다 앞선 5월 화재 신고를 접수받은 직후 점포 윗층에 소재한 요양원에 즉시 알려 연기가 크게 확산하기 전 31명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대구소방본부의 사례가 각각 선정됐다.
장려상은 극단적 선택을 한 후 무응답 신고를 한 신고자를 찾아낸 강원소방본부와 침수된 지하차도 안 차량에 갇힌 신고자를 차량 위로 올라가는 방법을 가르쳐 대피시킨 경남소방본부,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 의료지도를 하던 중 환자의 아동학대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공동대응을 요청한 대전소방본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거짓 신고를 알아채고선 행정력 낭비를 막은 광주소방본부 등이 각각 받았다.
황기석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은 "제한된 상황실 인력으로 모든 무응답·오접속 전화에 일일이 대응하기란 어렵다"면서도 "재난 대응의 시작인 신고접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례를 발굴·전파해 유사 사례에 신속하고 융통성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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