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존엄' 겨냥 대북전단 근본 해결책 찾으라는 메시지"

이원준 기자 2020. 6. 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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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대북전단은 확실히 손보고 가려는 듯"
"자신들이 남북관계 주도권 쥐겠단 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24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북한이 9일 청와대를 포함해 남북을 잇는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예고하면서 2년 전 판문점 선언 이래 남북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통신연락선 차단 조치는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들어 Δ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기 Δ개성공단 완전 철거 Δ9·19 군사합의 파기 등 가능성을 언급한 뒤 닷새 만에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엄포엔 '최고 존엄',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폄하하는 대북전단 문제만은 확실하게 해결하려는 의지가 담겼으며, 앞으로 남북관계를 긴장관계로 조성해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정창현 머니투데이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기본적으로 최고 존엄을 겨냥한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든 문제 삼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대북전단이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을 전환시키는 동시에 이러한 긴장고조 행위를 차단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남측에 전달했다"고 분석했다.

정 소장은 우리 정부가 지난 5일 해결책으로 내놓은 '대북전단 금지법'과 관련해선 "북한도 안 된다는 걸 아는 것"이라며 "결국 대북전단 문제는 남측이 알아서, 확실히 해결하라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보면 남한이 남북 교류·협력에 소극적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이날 낮 12시부터 노동당 청사와 청와대 사이 통신선을 포함한 남북 간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폐기하겠다고 예고했다.

신문은 이러한 조치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지시라고 밝혔다.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 즉 남한을 적으로 상대하겠다는 지시도 함께 나왔다.

특히 대북 전단 문제는 '최고 존엄'을 건드린 것이며, 이는 북한 인민의 신성한 정신적 핵을 우롱한 처사로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은 기회가 될 때마다 통신선을 차단해왔다. 남북연락 철폐 수순으로 가겠다는 것은 지난해부터 암시했던 것"이라며 "탈북민들의 전단 살포를 구실로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그동안 북한은 기회를 봐왔다"며 "문재인 정부에 충격 요법을 통해 원하는 것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요구사항으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 대북제재 이탈을 통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가동,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꼽았다.

2018년 4월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 News1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과거에도 북한이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조성하는 첫 단계가 연락기능의 차단이었다"며 "대북전단 문제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당분간 냉각기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은 진전없는 남북관계를 그냥 가져가기보다는 긴장관계로 조성해 후일을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개성공단 폐쇄를 포함한 추가 조치는 향후 상황을 봐가며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이번 조치는 김여정 담화의 세 가지 조치인 연락사무소 폐지, 개성공단 완전철수, 군사합의 파기 중 1단계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며 "김여정이 중심에 서서 단행 중인 조치들은 결국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북한은 최고존엄을 훼손한 대북전단에 대해 대통령의 유감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우리가 대화를 제안하면 이를 못 이기는 척 받는 그림을 내심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북한이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하는 깜짝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곧바로 남북간 통신선 차단을 실행에 옮긴 모습이다. 이날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물론이고 동·서해 군 통신선과 함정간 핫라인(국제상선공통망)에도 응답하지 않으면서다.

정 교수는 "북한은 이번에도 대화가 되지 않으면 남북단절은 결국 남측 책임이라고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공개적인 대화 제의 대신 실질적인 대화조건을 담은 비공개 대북특사 등을 파견할 때"라고 제안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wonjun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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