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박수'·'아쉬움'·'설렘' 21대 국회 첫 본회의 표정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렸지만 미래통합당은 참여하지 않았다. 30년 만에 법정시한에 맞춰 본회의를 열면서 '지각 개원'을 면했지만, 제1야당이 빠지면서 그 의미가 다소 바랜 모습이었다.
5일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과 21대 국회 본회의를 열었다. '5일 개원'에 반대하며 원구성 우선 협상을 주장해온 통합당은 '집단 퇴장'하며 반발했다.
본회의 바로 직전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는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만나 차담을 나눴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에게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5일 개원' 참여와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 요구를 따라줄 수 없다고 결론냈고, 결국 본회의장 퇴장이 결정됐다.
몇몇 통합당 의원들이 "무슨 이런 나라가 있느냐"고 하면서 본회의장에 잠시 긴장감이 돌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빠져나갔다.
결국 이날 본회의는 통합당을 제외하고 민주당 177명, 정의당 6명, 열린민주당 3명 의원들이 전원 참석했다. 또 무소속의 양정숙·이용호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소수당 의원들도 자리했다.
의원들은 차분했지만 대체로 21대 국회를 처음 시작하는 만큼 밝은 표정이었다. 악수를 나누며 인사와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초선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본회장이 신기한듯 휴대폰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의원들은 본회의 첫 안건으로 국회의장단을 선출했다. 통합당이 야당 몫의 부의장 후보를 내지 않아 부의장은 여당 몫만 선출됐다.
의원들이 투표를 하는 동안 의장 후보인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미리 축하를 받기도 했다. 악수와 대화가 이어지며 간간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투표결과 박 의장은 재석의원 193명 가운데 191명 찬성으로 부의장에 선출됐다. 박 의장은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곧바로 의장석으로 이동, 사회를 진행하던 김진표 의원과 자리 교체 후 본회의를 진행했다.
박 의장은 통합당 퇴장을 두고 "아쉬움 속에서 출발한 21대 국회지만 국회를 마칠 때 국민의 국회, 신뢰 받는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선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를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민주당엔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민의에 대한 숙고를, 통합당엔 국익을 위한 결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지금까지 잘못된 관행과 단호하게 결별해야 한다"며 "국회의 기준은 국민과 국익"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박 의장 연설에 집중하며 박수를 보냈다. 몇몇 박 의장이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어진 국회 부의장 선출은 박 의장 진행하에 이뤄졌다. 재석의원 188명 중 185명 찬성으로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헌정 사상 첫 국회부의장에 선출됐다
김 부의장이 선출 소감을 밝히러 이동하는 중 "김상희 화이팅"이라는 여성 목소리의 외침이 나왔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김 부의장에게 축하 박수를 보냈다.
김 부의장은 "오늘은 73년 헌정사에 뜻깊은 이정표 세운 역사적 날이 됐다"고 소감 선출을 말했다. 김 부의장은 "제게 이러한 영광을 안겨주신 여러분 뜻을 헤아려 국회가 국민 뜻 받들고 성평등 사회 앞당기는데 기여하는 최초 여성 부의장으로 역사 기록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다짐의 말을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 뒤 오후 주중으로 의원총회를 다시 연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예정대로 이날 개원식을 연다는 방침이다. 다만 박 의장이 오후중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해 원구성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이날 개원식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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