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인들 "미래 어둡지 않아..계속 사업하겠다"

강성철 2020. 6. 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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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의 친지나 지인들이 홍콩 괜찮은지 계속 거기서 살 건지 안부를 묻는 연락이 부쩍 늘었습니다. 불안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으로 낙관합니다. 여길 떠나려는 한인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흑인 차별로 촉발된 미국의 시위 사태는 엉뚱하게도 약탈·방화로 이어져 한인 상점이 피해를 본다지만 홍콩서는 시위가 아무리 과격해져도 상점 등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 정세가 불안해도 위험을 느끼는 한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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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접근하자 몸을 피하는 민주화 시위대 5월 27일 홍콩의 몽콕 지구에 모인 민주화 시위대가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기 위해 접근하자 달아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고국의 친지나 지인들이 홍콩 괜찮은지 계속 거기서 살 건지 안부를 묻는 연락이 부쩍 늘었습니다. 불안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으로 낙관합니다. 여길 떠나려는 한인은 거의 없습니다."

홍콩은 지난해 시위사태에다가 올 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영업자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다가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과 미국의 특별지위 박탈 시사로 홍콩을 이탈하려는 분위기도 높아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

홍콩에는 1만 6천여명의 한인이 거주한다. 미국·캐나다 등 해외에서 건너온 동포까지 합치면 2만여명에 이른다.

류병훈 홍콩한인회 회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래도 홍콩만큼 사업하기 좋은 곳이 없다"며 "대부분 잔류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홍콩 명보가 15세 이상 홍콩인 81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7.2%가 이민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40세 미만 응답자 50%가 이민을 고려한다고 했고, 60세 이상에서만 15%로 낮게 나왔다.

응답자의 88%가 현 시국이 이민을 고려하는 이유라고 답했고, 66%가 홍콩보안법이 홍콩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것으로 우려했다.

류 회장은 "한인 가운데 1만여명이 영주권자로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치 활동에 나서는 한인은 거의 없다"며 "한-중 관계 등을 고려해 시위 참여도 없고 정치적 발언도 자제한다"고 말했다.

그는 "흑인 차별로 촉발된 미국의 시위 사태는 엉뚱하게도 약탈·방화로 이어져 한인 상점이 피해를 본다지만 홍콩서는 시위가 아무리 과격해져도 상점 등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 정세가 불안해도 위험을 느끼는 한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홍콩 정부의 다양한 지원도 큰 힘이 된다고 소개했다.

류 회장은 "여행사·식당·기념품 가게 등 관광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의 매출은 90%가 줄어드는 등 대부분 업종이 힘겨운 상황이지만 정부의 다양한 지원 덕분에 잘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건물에 입주한 기업에는 6개월 치 월세를 면제해주고 일반 건물에 임대료 50%를 보조해주고 있다.

유흥업종은 아예 문을 닫게 했고, 식당 등은 매장 좌석의 절반에만 손님을 받게 하는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하면서 손실 보전을 위해 20만 홍콩달러(3천만원)에서 200만 홍콩달러(3억원)를 지원해주고 있다. 요식업 외 일반 사업자에도 1천만원 정도를 지급했다.

류 회장은 "직원을 자르지 않고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종업원 임금의 50%, 1인당 최대 월 9천 홍콩달러(141만원)를 6개월간 보조해 주기로 해 버틸만하다"고 소개했다.

강기석 홍콩한인상공회 회장은 "정치적으로 불안하지만 비즈니스 환경은 여전히 뛰어나기 때문에 사업을 다른 나라로 옮기겠다는 회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강 회장은 "쉽게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규제가 적고 부가가치세가 없다"며 "홍콩에서 중국 투자를 할 경우 다양한 혜택과 투자금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인 중 아주 부유층 일부가 보유 자금 일부를 해외로 분산시키는 경우는 있지만 그것도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임미정 홍콩 한인여성회장도 "현재 시국 때문에 귀국하거나 다른 나라로 가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학부모들은 민주적 소양을 키우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 풍토가 바퀼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위기 상황 때문에 한인 사회는 똘똘 뭉치게 됐다"며 "비상 연락망도 공고해졌고 총영사관과도 긴밀하게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에서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위와 코로나19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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