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국산 맥주.. 무역수지 적자 사상 최대
수입 맥주의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맥주 무역수지 적자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네덜란드, 독일, 중국, 아일랜드 등의 맥주 수입 증가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5일 관세청의 품목별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올해 1∼9월 맥주 수입량은 8만9397t, 수입액은 8412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 18%,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량은 8만879t, 수출금액은 5312만 달러에 그쳤다. 맥주 수입량이 수출량을 앞지른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는 309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 규모(1454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며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다. 2012년에 577만 달러로 첫 적자를 기록한 후 지난해(1741만 달러)에 이어 3년 연속 적자를 보이면서 갈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수입 맥주의 약진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와 다양성 추구 등 기호가 바뀐 데다,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 등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세청 분석 결과, 여러 종의 맥주를 보유한 EU산 맥주 수입은 최근 10년간 15.1배 늘어났다. 국산을 포함한 전체 맥주 소비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치맥(치킨+맥주)' '소맥(소주+맥주)' 등의 신주류문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 시장이 3∼4년 전부터 국내에서 팽창하기 시작한 것은 오랜 기간 단조로운 맥주 맛에 익숙해 있던 소비자들이 다양한 입맛을 선호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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