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합시다]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싶어서"

2010. 1.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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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새해 캠페인] 운동합시다'운동을 찾은' 대학생 이슬기씨…패션에 관심 많은 여고생에서 인권연극·조례개정운동 거치며 새롭게 태어나운동 시작하셨나요? 나와 우리를 바꾸는 시민운동에 참여하자는 < 한겨레21 > 의 새해 캠페인 '운동합시다'는 시민운동 참여 사연이나 활동기를 소개하는 '운동을 찾은 사람들'(운찾사), 시민운동 참여와 관련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가슴팍 도사', 주목할 만한 시민단체를 소개하는 '좋은 단체를 소개합니다'(좋단소) 코너를 운영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문의 및 접수 sun21@hani.co.kr. 편집자

[운동을 찾은 사람들]

안녕하세요. 스무 살 대학생 이슬기입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고생이던 2006년, 저는 '소울드레서'(cafe.daum.net/SoulDresser·이하 소드)라는 패션 관련 카페에 가입했지요. 이 카페가 절 '운동'으로 이끌 줄은 몰랐어요. 2008년 광우병 파동 때부터 소드는 불매 운동, 촛불집회 참여, 소드 이름으로 광고 내기 등에 나섰습니다. 대학생이 된 저도 자연스레 참여했죠. 소드는 이제 거의 준시민단체예요. 인터넷 카페 안에서 각종 이슈에 대한 토론도 활발하고 그것이 여러 형태의 운동으로 이어지니까요. 패션, 남자친구, 하다못해 맛있는 치킨 얘기를 즐기던 저같이 평범한 젊은 층도 이렇게 즐겁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소드 덕분에 운동과 삶이 분리되지 않아서 참 좋았어요.

그러다가 2009년 여름 '아시아인권센터'의 인권연극단 모집 공고를 보았어요. '인권'을 주제로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니 기대를 갖고 참여했습니다. 제가 1기였는데, 대본·소품 제작·연기까지 모든 걸 해야 했죠. 저는 용산 참사를 지켜본 뒤 철거민과 관련된 대본을 썼어요. < 철거민, 끝나지 않은 사투 > 란 제목의 연극이었죠. 공연은 서울 지하철 을지로입구역과 동대문운동장역의 예술무대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연극이 끝나자 의문이 들었어요. "나는 내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쇼를 한 게 아닐까? 내가 감히 이들의 슬픔을 '연기'해도 되는 걸까?" 하고요.

그래서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단체를 찾다가 2009년 겨울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참여연대가 '서울시 조례개정 운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전 서명에 참여한 이들의 데이터를 정리하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단순한 일이지만 보람이 느껴지더군요. '자원활동가'란 이름도 참 좋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아예 인턴으로 지원을 해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어엿한 참여연대 인턴이 되었답니다.

아랍어 전공자로서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문제에도 관심이 갑니다. < 한겨레21 > 의 중동 관련 기사는 밑줄을 쳐가면서 읽죠. 얼마 전에는 < 라피끄-팔레스타인과 나 > 라는 책을 읽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 회원 가입을 했습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오프라인 활동도 하고 싶다"고 적었더니 활동가에게 연락이 왔어요.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 모임에 나가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1인시위도 하기로 했어요.

참여연대 인턴 오리엔테이션이 있던 2009년 12월29일은 마침 제 생일이었어요. 저는 그날 케이크에 초를 한 개만 꽂았습니다. '주체적인 삶을 살며 내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을 하는 첫 번째 해'라는 의미에서요. 대학 친구들은 참여연대라고 하면 "노무현 참여정부와 연관된 거냐"고 묻거나 "참여연대 활동 이력이 있으면 삼성에서 안 뽑아준다"고 말하기도 해요. 제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그런 거 하면 스펙에 도움되느냐"고 묻기도 하죠. 저는 인권·평화·대안교육 등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며 물질적이 아닌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싶습니다.

[좋은 단체를 소개합니다]

아시아인권센터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인권 교육과 캠페인 사업을 벌입니다. 국제인권포럼을 주최하고, 아시아 지역의 인권 이슈를 모아 뉴스레터를 발간하며, 고등학생들과 길거리 캠페인도 합니다. 국제노동기구와 연계해 1년에 최소 4명의 인턴을 제네바·방콕·뉴델리에 파견합니다.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으로는 베트남의 초등학교 어린이를 위한 도서지원 운동을 합니다. 참, 사무실이 재개발 철거 위협에 맞닥뜨린 아시아인권센터를 위해 '착한 가격'에 공간 임대를 해주시는 것도 운동의 방법입니다. 오는 2월23일에는 '2010 아시아인권포럼'을 개최합니다. 홈페이지에 참여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achumanrights.org, 문의 02-723-1673.

팔레스타인평화연대

2003년부터 꾸준히 이스라엘 대사관을 괴롭혀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을 괴롭힐 목적으로 생긴 건 아니고요, 이스라엘 '건국' 이래로 온갖 종류의 인권침해 대상이 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의 연대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예요. 서울 경복궁역 근처 아담한 한옥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1인시위를 할 때도 많습니다. 새해에는 회원들과 팔레스타인에 가서 올리브를 함께 따기도 하고, 팔레스타인 영화제도 하고, 아랍어 공부도 할 예정이니 두근두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함께합시다. 홈페이지 pal.or.kr, 문의 02-6407-0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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