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 ②] 최수종 "'첫사랑' 시청률 보증 수표 만들어준 작품"
[JES 이동현]
최수종·배용준·최지우 등 '첫사랑'의 주인공들은 '첫사랑'을 "연기 인생의 전기를 마련해준 작품"으로 손꼽았다. 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톱스타로서 입지를 굳힌 점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패턴의 연기에 도전해 연기 영역을 확장한 점에 더욱 큰 의미를 뒀다.
최수종이 연기한 성찬혁은 정의롭지만 사회적인 약자이기에 항상 세파에 휘둘리고 고뇌하는 인물이다. '질투'로 트렌디 드라마의 세련된 남자 주인공 이미지를 다졌던 그에게는 상당한 변화였다.
최수종은 "성찬혁은 나를 업그레이드하게 한 캐릭터"라고 회고했다. 그는 "나를 성장시켰고 국내외로 알린 작품이다. 제목이 주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시청률 보증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수종은 '첫사랑' 이후 '야망의 전설'을 통해 다시 한번 진화했고 '태조 왕건' '해신' '대조영' 등을 거치며 굵직한 배우 반열에 올랐다. 선비 이미지의 최수종이 강렬한 역사적 위인 캐릭터로 거듭난 출발점이 바로 '첫사랑'이었던 셈이다.
배용준에게도 '첫사랑'은 혁명적인 작품이다. '첫사랑' 이전의 배용준은 전형적인 귀공자 타입의 탤런트였다. '첫사랑'에서 배용준은 짧은 스포츠형 헤어스타일과 거친 남성미를 보여줬다.
배용준은 '첫사랑'에 대해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연기 인생은 '첫사랑'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첫사랑'의 성찬우가 있었기에 '태왕사신기'의 담덕이 있을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자 최고 한류 스타로 꼽히는 최지우는 '첫사랑'이 사실상 데뷔작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994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최지우가 2년여 무명 생활을 마치고 처음 만난 작품이 '첫사랑'이었다. 기획 단계에선 조연급이었지만 갈수록 비중이 커졌다.
최지우는 "아무 것도 모르던 햇병아리에게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 바로 '첫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첫사랑' 때문에 쓴 맛 본 경쟁작은?
제로섬 게임에서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 역시 생기는 법.'첫사랑'과 경쟁한 MBC의 두 드라마는 조기 종영 신세를 면치 못 했다. '첫사랑'에 대항하기 위해 MBC는 '가슴을 열어라'와 '사랑한다면'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두 드라마는 각각 10회 가량 축소된 24회, 42회로 서둘러 막을 내렸다. '가슴을 열어라'는 죽은 여동생의 아이를 키우는 노총각 이효정과 애교 많은 아가씨 박소현의 결혼 스토리를 담았다. 홈 드라마의 밋밋함이 '첫사랑'과 대적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슴을 열어라'는 한때 4.7%(17회)까지 시청률이 떨어졌고,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자 24회로 서둘러 종영했다.
심은하·박신양을 내세운 후속작 '사랑한다면'은 종교 갈등을 내세웠지만 역시 '첫사랑'을 당해내진 못 했다.
극 중 심은하는 종교 갈등 때문에 결혼에 실패한 뒤 친구의 애인에게 강간을 당하는 기구한 여인으로 등장했다. 어렵게 결혼하지만 종교 때문에 힘든 시집살이를 하고, 강간범에게 복수하려다가 살인 미수로 감옥살이를 하기도 한다. 자극적인 소재로 잠시 시청률을 끌어올렸지만 비현실적인 내용과 앞뒤가 맞지 않는 뒤죽박죽 전개로 시청자의 비난을 샀다.
> > 3편에 계속
▷ [불후의 명작 ①] 1996~1997 KBS2 '첫사랑' ▷ [불후의 명작 ②] 최수종 "'첫사랑' 시청률 보증 수표 만들어준 작품" ▷ [불후의 명작 ③] 배도환 "배용준과 인기상 다툴 만큼 떴죠" ▷ [불후의 명작 ④] '첫사랑' 나무, 한류 팬 필수 코스 이동현 기자 [kulkuri7@joongang.co.kr]김성의 기자 [zz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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