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끊긴 잠실, 관망하는 옥수…"오락가락 규제, 불만 지르고 끈 격"[르포]
규제 묶인 송파 전세거래도 안돼
수혜 주목받던 마포·성동·강동도..정치 불확실성에 거래 성사 드물어
기존주택 처분 아닌 임대도 허용..세부내용 안 정해져 혼란만 가중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말 그대로 지금은 소강상태에요. 갭투자 할 사람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지정 직전에 다 했죠. 최근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아파트를 추가 매입할 경우 처분 말고 임대도 허용한다는 국토교통부 기준까지 나와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침 전화 문의를 받던 차였다. 유주택자가 토허구역 내 아파트를 살 경우 기존 주택을 6개월 안에 팔거나 임대를 줘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오자 더욱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 중개사는 “기존주택을 처분하지 않고도 주택을 새로 구매할 수 있는 게 맞는 건지 궁금해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임대를 주더라도 특정 기간 내에 팔아야 한다거나 이 세부내용이 정해지지 않아 혼선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이른 아침부터 빠른 거래를 위해 매물을 보여달라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던 잠실 일대의 공인중개업소는 방문객의 발길이 거의 끊겼다. B공인중개사는 “매매는 커녕 전세 거래도 안된다”며 “대표님도 출근하지 않는 걸 보면 얼마나 상황이 참담한지 알지 않겠냐. 규제가 사실상 폭력과 다름없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토허구역 확대 지정 후 규제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가격 흐름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서초·송파·용산 지역의 가격 상승률(4월 2주)을 전고점(3월 3주)과 비교해 보면, 강남구는 0.83%에서 0.16%로, 서초구는 0.69%에서 0.16%로, 송파구는 0.79%에서 0.08%로, 용산구는 0.34%에서 0.14%로 각각 하락하며 상승폭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이 송파구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잠실 3대장’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잠실 리센츠의 전용 84㎡ 매물이 28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같은 달 동일 조건의 매물이 31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하락한 것이다.
토허제 해제 후인 2월13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엘스 49건, 리센츠 71건, 트리지움 45건 등 총 165건의 아파트가 실거래 됐지만 토허구역으로 재지정된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단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토허구역 확대지정 효력발생(지난달 24일) 전후 거래량을 비교해 보면,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1797건이었으나 효력발생 이후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거래량이 31건으로 현저히 줄었다.
옥수동의 또 다른 E공인중개사는 “차라리 토허제 해제나 확대를 하지 않았으면 큰 혼란 없이 거래가 이어졌을 것”이라며 “올 초 저가 매물들이 대부분 거래됐고 해가 바뀌며 일부 대출 규제가 풀리며 거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괜히 시장에 불만 질렀다가 다시 꺼뜨린 꼴”이라며 “수요자들은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당분간 관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59㎡는 토허제 이전보다 1억 5000만원 오른 19억 5000만원에 지난달 22일 손바뀜했으나 이후 거래는 잠잠하다. 인근 삼성아파트의 경우 이달 1일 전용 59㎡이 14억 6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후 거래는 끊겨 있는 상황이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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