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롤러스케이트 정병희, ‘중꺾마’로 일궈낸 금메달의 꿈[SS항저우in]

남자 롤러스케이트 EP 10000m에서 정병희(가운데)가 금메달, 최인호(오른쪽)가 동메달을 목에 걸렀다. 사진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지난해 e스포츠에서 예선부터 우승까지 ‘기적의 질주’를 펼친 ‘데프트’ 김혁규에서 시작된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는 스포츠선수들에게 있어 하나의 신념이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롤러스케이트 국가대표 정병희(24·충북체육회)가 또 하나의 ‘중꺾마’를 썼다.

정병희는 30일 중국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포인트(EP) 10000m 종목에서 가장 높은 19점을 기록, 금메달을 땄다. 이날 정병희는 경기 초반 체력을 비축하다 중반부터 고속기어를 물려 포인트를 휩쓸었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그동안 역경이 많았다. 롤러스케이트가 정식종목이 될 수 있을지 부터가 불투명했다. 롤러스케이트는 2010년 광저우 대회 정식종목이었으나 2014 인천 대회에선 채택되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땐 남녀 로드 20000m 두 경기로 축소됐다. 그래도 정병희의 금메달을 향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묵묵히 훈련에 집중하며 금메달의 꿈을 키워왔다.

남자 롤러스케이트 EP 10000m에서 정병희가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 AP=연합뉴스

그리고 13년 만에 중국 항저우에서 다시금 기회가 왔다. 이번 대회에서 EP 10000m가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것. EP 10000m는 200m규모의 트랙을 50바퀴 도는 동안 특정 바퀴째에서 순위권에 든 선수들이 포인트를 받고, 가장 후미에 있는 선수는 탈락하는 방식이다. 종이 울리고 돌아오는 바퀴에서 1‧2위에 자리한 선수는 각각 2점, 1점을 받고 마지막 바퀴에서는 1~3위의 선수가 각각 3점, 2점, 1점을 받는다.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정병희는 19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3년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연습에 매진해온 의지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상받은 셈이다. 그리고 함께 경기에 나선 최인호는 역주 끝에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하나씩 추가했다.

어릴 적 목표였던 금메달을 이룬 정병희는 남은 롤러스케이트 계주 3000m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정병희는 “남은 계주 3000m에서 다 같이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롤러스케이트 계주 3000m 경기는 오는 10월 2일 열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