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음식점 86% ‘김치’=‘파오차이’ 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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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명동.
여행차 한국에 왔다는 중국인 모녀는 한국 김치를 '파오차이(泡菜·중국식 야채 절임)'로 표기한 메뉴판을 보면서 어떤 음식을 먹을지 대화를 나눴다.
전문가들은 국내 음식점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하면 부지불식간에 김치가 중국 문화의 일부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올 5월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관련 단체에 김치와 파오차이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신치 사용을 권장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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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中문화의 일부 인상 줄 우려”
19일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명동.
여행차 한국에 왔다는 중국인 모녀는 한국 김치를 ‘파오차이(泡菜·중국식 야채 절임)’로 표기한 메뉴판을 보면서 어떤 음식을 먹을지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김치와 파오차이가 다르다는 얘기에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명동, 홍대입구 등 관광지에는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관광지 식당 대부분은 여전히 ‘김치’를 ‘파오차이’로 번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21년 7월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정한 바 있다. 중국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부르면서 일부에서 김치가 중국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를 펴자 독자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17, 18일 명동 음식점 35곳을 둘러본 결과 5곳(14.3%)만 김치를 ‘신치’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잘 몰랐다’고 했다. 명동에서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은 “인터넷 번역기에서 도움을 받은 거라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실제로 구글 번역기는 김치를 파오차이로,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는 신치로 번역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음식점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하면 부지불식간에 김치가 중국 문화의 일부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올 5월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관련 단체에 김치와 파오차이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신치 사용을 권장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처음엔 신치란 단어가 어색할 수 있지만 메뉴판에 사진을 같이 넣는 등의 방식으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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