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 뭘 해도 안 꺾여…'공급대책' 나오면 꺾이려나
전국·지방 모두 오름폭 커져…올 서울 전고점 거래 10%
가계부채 우려에 대출 조여…정부 공급 대책도 '주목'
주춤하는 듯했던 집값 상승세가 다시 확대했습니다.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상승 거래가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집값 반등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서울에서는 매매 거래 중 10%가 전고점을 넘어서는 가격에 팔렸다고 합니다.
다만 가격 상승 피로감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세적 상승이 지속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여전합니다. 정부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기 위해 이르면 20일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기로 했는데요. 여기에 어떤 방안들이 담길지 관심이 쏠립니다.
여전히 가파른 강남 4구 아파트값 상승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9%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상승 폭이 확대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수도권과 지방, 서울 모두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0.15% 오르며 전주(0.11%)보다 상승 폭이 커졌고요. 지방 역시 같은 기간 0.02%에서 0.04%로 오름폭이 커졌습니다.
서울(0.11%→0.13%)의 경우 지난 2주간 상승세가 완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이번 주에 다시 상승 폭이 확대했습니다. 집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내에서는 송파구(0.24%)가 여전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요. 강동구(0.21%)와 강남구(0.20%)가 뒤를 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서울 강남권의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전셋값 상승세도 지속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1%를 기록하며 전주(0.09%)보다 오름폭이 확대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0.17%로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고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도‧매수 희망 가격 간 격차로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지역 내 정비사업의 호재가 있는 단지와 신축 선호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일부 상승 거래가 유지되며 상승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출규제 강화에 주택 공급 대책…효과는?
서울에서는 지난 2021년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 기록했던 전고점을 넘어서는 거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중 6039건의 실거래 최고가를 2021~2022년도와 비교한 결과 10%가량이 전고점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가팔라지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점과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 등을 우려했습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이 소득 대비 26배로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급여를 26년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데도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 기대로 최근 가계부채를 다시 밀어 올리고 있다며 이런 심리를 꺾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금융당국은 최근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대출 상환능력 문턱 높인다…스트레스 DSR 적용(9월 13일)
이와 함께 정부는 이르면 오는 20일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는데요. 국내 주택 시장에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 심리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관련 기사: [집잇슈]270만가구 공급 자신하더니...1년 만에 부랴부랴 대책 왜?(9월 7일)
집값 반등세가 심상치 않자 이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되는데요. 과연 정부의 이런 행보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시장도 당분간은 이를 지켜보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눈치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대출 제한에 따른 매매 거래 부진이 예상되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최근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높아진 만큼 매도자들은 호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다만 가격 상승 피로감과 높은 이자 부담, 대출 억제 조치 등에 따른 매수자 관망도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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