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세입자, 시세 30% 월세 내고 기존보다 넓은 집 빌릴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이 시세 30% 월세를 내고 임시 거처할 수 있는 긴급지원주택의 면적이 늘어난다. 기존 주택 면적 이하에만 입주할 수 있어 피해 임차인 입장에서 불편함이 제기되자 기존 주택 면적을 초과해도 유사 면적에 입주할 수 있도록 이용 편의를 높였다. /사진=뉴시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이 시세 30% 월세를 내고 임시 거처할 수 있는 긴급지원주택의 면적이 늘어난다. 기존 주택 면적 이하에만 입주할 수 있어 피해 임차인 입장에서 불편함이 제기되자 기존 주택 면적을 초과해도 유사 면적에 입주할 수 있도록 이용 편의를 높였다.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지난 2월2일 발표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의 후속대책으로 피해 임차인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월 국토부는 피해 임차인 설명회를 통해 요청된 사항을 반영, 긴급거처 지원 확대와 저금리 대환대출 신설, 경매 낙찰 시 지원방안 등을 마련했다. 이번에 마련한 추가 지원방안은 2월28일과 3월8일 국회 토론회 등을 거쳐 피해 임차인의 의견을 청취하고 관계부처와 논의를 통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지난 9일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피해 임차인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이에 따라 피해 임차인이 임시 거처할 수 있는 긴급지원주택을 시세 30% 수준으로 공급하던 지원이 확대된다. 6개월 월세를 선납하고 기존 거주주택 면적 이하에만 입주할 수 있어 피해 임차인 입장에서 불편함이 제기되자 월세를 매달 납부하고 기존 주택 면적을 초과해 유사 면적에 입주할 수 있도록 이용 편의를 높였다.

공공임대제도를 연계해 긴급지원주택은 최대 2년간 거주할 수 있으나, 2년 이후에도 일상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임차인을 위해 소득·자산요건 등을 충족하는 경우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불가피하게 전셋집 낙찰 시 정책대출의 생애최초 혜택을 이연한다. 앞서 정부는 피해 임차인이 거주주택을 낙찰받는 경우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는 방안을 2월에 발표한 바 있다. 청약 무주택 요건은 공시가격 1억3000만원(지방 8000만원)과 면적 60㎡ 이하이고 피해 임차인의 경우 공시가격 3억원(지방 1억5000만원)과 면적 85㎡ 이하다.

피해 임차인이 경매·공매를 통해 거주주택을 낙찰받은 경우 이전에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다면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의 생애최초 우대 혜택을 향후 주택 구입 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생애최초 혜택은 디딤돌대출 금리 0.2%포인트(p) 인하, 보금자리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포인트 완화다.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임대인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 등으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에 전세대출 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고, 전세대출 보증기관과 은행권 등이 적극 안내·점검할 계획이다.

기존 전셋집에 계속 거주해야 하는 임차인의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환상품도 5월 중 출시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한다. 긴급주거 지원을 받은 피해 임차인이 퇴거 후 새 전셋집에 입주하는 경우에도 저금리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보증금 한도는 3억원, 대출 한도는 가구당 2억4000만원이다. 금리는 연 1~2%대다. 피해 임차인이 보증부 월세로 이전하는 경우 기금을 활용해 월세를 지원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한다.

피해 임차인이 저금리대출, 긴급주거지원 등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세피해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현재 경매절차가 종료돼 피해가 확정된 이후에 발급받을 수 있고 유효기간이 3개월로 짧아 경매절차 종료 이전이라도 보증금 피해가 확실시되는 경우 조건부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매 종료 즉시 지원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유효기간은 6개월로 연장한다.

후순위 국세 당해세만큼 보증금을 우선 배분하는 '국세기본법'이 오는 4월1일 시행됨에 따라 피해 임차인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규정 부칙에 따라 이후 경매·공매에 따른 매각 결정까지 폭넓게 인정할 계획이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의 정신적 피해 예방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지난 9일부터 전화 또는 화상 비대면과 전국 500여곳 센터 방문을 통해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1인당 최대 3회 지원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피해 임차인 지원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피해 임차인의 불편함이 없도록, 일상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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