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탓하더니 “한동훈 여당 대표여서 계엄”…윤어게인-친한 대립 계속
‘한동훈아닌 본인 당대표됐으면 계엄 없었나’ 묻자 “그랬을 것”
“당·정 사이 나쁘면 잘될 수 없다” 강조…李-정청래 비추기도
당대표 석패 김문수엔 “전한길 말고 韓 공천한다며 칭찬해서”
친한 김종혁 “羅, 누구한테 듣고 말하나. 尹 계엄명분 엉터리?”
함경우 “羅 대표면 나라가 망했을 것”…김근식은 전한길 저격

12·3 비상계엄 사태 촉발 원인을 거대야당(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주로 돌리던 국민의힘 강성 친윤(親윤석열) 진영에서 ‘지난해 7·23 전당대회로 한동훈 당대표가 선출됐기 때문’이란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야권에 따르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28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지난번(지난해 7월) 전대에서 당대표가 안 되고 나 의원이 당대표가 됐다면 계엄은 없었을 것이라고 보나’란 질문에 “저는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인터뷰 중 “당정(여당과 정부) 사이가 나쁘면 잘될 수 없다”고 누차 말하며 “여당(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요새 별로 그렇게 좋은 것같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 배경을 여야 대치가 아닌 당정관계 중심으로 설명한 셈이다. 2023년 3·8 당대표 경선 출마를 친윤계 초선 50명 연판장 사건 후 접었던 그는 한때 ‘멀윤’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전대부터 한 전 대표와 충돌했고, ‘찐윤’ 전한길·신평씨 등과 함께 계엄 미화 논란 서적(새로운 대한민국)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대선에 출마해선 “‘조기 대선을 가져온 원인’을 생각하면 한동훈 후보만큼은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채널A에서 나 의원은 옛 측근 김민수 최고위원이 거론한 한동훈 당대표 시절 당원게시판 익명글 의혹을 “털고 가야”한다고 했다. 이번 전대 당대표 결선에서 김문수 전 후보가 석패한 데 대해선 “‘한동훈과 전한길 중 누구 공천하냐’는 데 나가서 한 전 대표 칭찬을 많이해서”라며 당심을 “소위 탄핵을 반대한 분들이 75%, 탄핵을 찬성한 분들이 25%”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계엄사태 이후 당원 대거이탈을 겪어왔다.

나 의원의 발언을 두고 친한(親한동훈)계에선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이 당대표를 했으면 계엄이 없었을 거라 한다. 웃음 참느라 혼났다”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한 건 한동훈 때문이란 건데, 체포 대상도 목표도 한동훈이었고 야당 정치인들과 법조인들은 곁다리로 끼워넣었단나. 민주당의 탄핵횡포, 반국가세력 척결,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 윤 전 대통령이 밝혔던 계엄 명분들은 다 엉터리였냐”고 반문했다.
‘계엄군 체포대상 한동훈’을 상기시킨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나 의원은 그 사실(여당 대표가 계엄 원인이 됐다는 주장)을 어떻게 알고 이런 식의 주장을 하나. 누구에게 들었기에”라며 “극우들의 주장을 당 중진이 반복하시면 사람들이 그게 진실인줄 알 것 같다. 위헌적 계엄의 책임은 오롯이 윤 전 대통령이 져야한다. 그리고 대통령 부부(윤석열·김건희)를 왕과 왕비처럼 떠받들던 친윤들도 함께. 그것이 역사의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사무처 정통 당직자 출신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도 페이스북에 나 의원의 발언 기사를 게재하며 “그렇다. (나경원 대표라면) ‘계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신 대한민국은 아예 망했을 것 같다”고 썼다. 그는 지난 27일 “2024년 12월3일 당대표로서 계엄을 막은 한 전 대표를 너무 터무니없는 핑계를 만들어 당에서 ‘탄압’ 등을 한다면 일반국민들로부터 우리 국민의힘은 더욱 멀어지면서 무난하게 해산 판결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한길씨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 5위로 불과 0.17%포인트(P)차 탈락한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9일 전씨가 ‘전한길을 품는 자가 당대표, 광역단체장, 대통령까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유튜브에서 주장하자 “망상에 빠져 허깨비와 씨름하고 자기 동굴에서 허우적대는 윤어게인 세력 특징”이라며 “전한길 품으면 윤어게인은 살지만 우리 당은 죽는다”, “대구시장을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에게 양보하겠다는 것도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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