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 활성화' 임대시장 구원투수될까

나원식 2022. 3. 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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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임대차 3법 개정 전 '민간임대' 활성화
시장 안정 기여..투기 수요 등 부작용 우려도

현 정부에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았던 민간임대 사업자 등록 제도가 부활할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세입자 대책으로 민간임대 시장의 활성화를 제시했다.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임대차3법 개정이 여소야대 국회 구조상 단기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판단에 내놓은 보완책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사업자 제도가 임대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라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앞서 시행하면서 불거졌던 투기 수요를 부추기는 부작용 등을 방지하는 방안을 함께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임대차 3법 개정 전 '단기 방안' 검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단기 방안으로 민간임대 등록 활성화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애초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을 개편하겠다고 했지만 여소야대의 국회 구조상 지체될 가능성이 커 단기 보완책을 내놨다.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차기 정부는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임대차 3법'의 폐지·축소를 포함한 주택임대차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며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어 단기 방안으로 등록임대 활성화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민간임대 등록의 경우 다주택자가 세주는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해당 주택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2년 간 기존 임대료의 5% 이내에서만 인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한 뒤 문재인 정부는 민간 임대시장의 안정과 등록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확대했다.

하지만 등록임대가 다주택자가 세부담 없이 장기간 부동산을 보유할 수 있는 '투기수단'으로 변질했다며 폐지 수순을 밟았다.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2015년에 도입한 바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 공급 방식이 거론된다. 뉴스테이는 민간사업자가 기업형 임대아파트를 조성한 후 해당 주택을 8년 동안 임차인에게 공급하도록 한 제도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017년 12월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해당 사업자는 정부로부터 주택도시기금 저리 융자와 택지 할인 공급, 인허가 특례, 세금 감면 등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민간사업자만 개발이익을 얻고 임대료가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이 사업을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개편한 바 있다.

전문가 "민간 임대 늘릴 필요"…부작용 우려도

전문가들은 민간 임대 활성화가 당장의 임대차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 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공공이 관여하는 방식의 기존 임대주택은 제약 조건이 있어 민간사업자에게 선호되지 않는 면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임대 주택 공급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충분히 시도할만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임대사업자들도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올해는 임대차3법의 도입으로 변경된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고, 단기사업자로 등록한 임대주택들의 자동말소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해"라며 "그런 만큼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의 부활은 임대차시장 정상화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과도한 혜택을 줄 경우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강훈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는 다주택자들의 투기와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주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등록임대 확대로 인한 매물 잠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주택이 일정기간 등록임대로 묶여 시장에 유통되지 못할 경우 매물 잠김이 생기고, 이에 따라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민간 임대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시행하면 투기나 매물 잠김 등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민간 공급 물량을 늘려야 부동산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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