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치솟고 대출 막히자 '월세 난민' 급증

박상길 2021. 11.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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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새 서울 지역에서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 포함)로 떠밀리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오를 대로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도 못 받게 되자,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월세 수요가 늘어난 원인을 두고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돈줄 옥죄기에 나서면서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반전세 등 월세를 찾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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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2법에 전세금 단기 급등
내년부터 전세대출도 어려워져
빌라 거래 비중마저 역대 최대
주거 이동 부작용 대응책 필요
서울 등 일부 전셋값이 높은 지역에서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 포함)로 떠밀리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최근 한 달 새 서울 지역에서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 포함)로 떠밀리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오를 대로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도 못 받게 되자,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돌아선 것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아파트 월세(반전세·보증부월세 포함) 수급지수는 110.6으로 전월(110.0)보다 0.6포인트(p) 상승했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전월보다 늘었다는 의미다. 최근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 시장이 동반 침체하면서 매매 수급지수가 올해 9월 125.3에서 10월 111.8로 하락했고 전세수급지수도 같은 기간 119.8에서 108.3으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공인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물건 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기준 100)한 것으로 수치가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도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월 0.68%에서 10월에는 0.63%로 상승폭이 둔화된 반면 월세가격은 0.30%에서 0.32%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월세 수요가 늘어난 원인을 두고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돈줄 옥죄기에 나서면서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반전세 등 월세를 찾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했다.

전세 만기가 돼 갈아타기를 해야 하는데 작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2법' 때문에 그사이 전셋값이 50% 이상 단기 급등했다.

이 때문에 최근 전셋값이 급등한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보다 오히려 반전세(보증부월세)가 더 잘나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전인 작년 6월 9억∼10억원이던 전셋값이 현재 14억∼15억원 선으로 5억원이나 뛰었다.

최근 금리 인상도 월세 수요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2.75%로 현재 3∼4%를 넘어가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보다 낮다. 등록임대주택사업자가 아닌 이상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이 의무 적용은 아니어서 일반 시장의 전월세전환율을 따르더라도 3∼4%다.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전세자금 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할 경우 전세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세입자들의 주거 이동을 막아서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출 규제에 따른 아파트 매매 부담이 가중되면서 빌라 거래 비중도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5만1708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건수 10만4492건의 49.5%에 달하는 것을 집계됐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1∼9월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작년(36.7%)보다 12.8포인트 증가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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