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LTV 80%, 청년 원가주택..여야 정책 섞은 윤석열 부동산 공약
5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확정된 윤석열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인정하면서 실수요자 내집마련을 위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동시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층과 저소득층 대상으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복지성 정책도 더해졌다.
윤 후보는 우선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을 줄이고, 양도소득세율 인하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했다. 단기간 급등한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조절하고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가계부채 급증을 고려해 대출을 조인 현 정부 정책과 달리 청년층, 신혼부부, 무주택자들의 생애 첫 주택 구입에는 과감한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이들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예컨데 5억짜리 첫 주택을 사면 4억까지 대출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윤 후보는 대출 확대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저리 융자와 자본이득 공유형으로 일부 무이자대출을 하는 금융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내년까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현 정부의 방향과는 충돌하는 부분이다.
민간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공약도 현 정부 정책 방향과 결이 다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주택 공기업 의존도가 높은 공공개발은 가급적 지양한다는 방향성은 시장을 중시하는 윤 후보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다른 후보와 차별화된 공급 정책으로는 무주택 청년을 위한 '청년 원가주택'을 내놨다. 무주택 청년 가구가 시세보다 낮은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고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매각해 차익의 70%까지 보장하는 개념이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 시세보다 낮은 건설원가 기준으로 책정된 전용 85㎡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분양가의 20%를 내면 나머지 80%는 장기저리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5년 간 30만호의 청년 원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청년 원가주택은 일단 20~30대 위주로 공급하되, 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면서 자녀가 많은 40~50대 가구에도 입주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3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 분양대기 물량 30%를 이런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임대주택이 아니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약한 '기본주택'과 성격이 다르지만, 싸게 분양하되 처분 수익 30%를 국가에 내는 구조는 지분적립형, 토지임대부 등 공공분양 형태와 비슷하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청년층을 대상으로 '역세권 첫집' 공약도 제시했다.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대폭 높여 증가한 용적률의 절반을 기부채납 받아 공공분양 형태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청년 신혼부부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분양가는 시세의 50~70% 수준으로 설정했다.
정식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시행돼 시장에 충격을 준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을 손질한 가능성도 크다. 윤 후보는 앞서 임대차법 개정과 관련 "원상 복귀시켜야 한다는 말씀도 많지만 그 역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원리를 중시하는 윤 후보 부동산 정책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세부 대책은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두성규 한국건설기술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윤 후보는 부동산 시장 기능을 원래대로 회복하는 데 방점을 둔 공약으로 평가된다"며 "투기수요 억제에 방점을 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피로감을 느낀 수요자들은 윤 후보 공약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에 실현이 어려운 장밋빛 대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선주자들이 단기간 내 집값을 잡겠다는 조바심부터 버려야 할 것"이라며 "모든 걸 공공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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