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폭등 막아라" 금리인상·대출제한 총동원, 주춤후 반등? 일본식 하락?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1. 8. 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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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에도 무주택자 패닉 바잉으로 다시 폭등세
오를만큼 올라 금리와 대출규제로 집값하락 가능
입주물량 부족, 임대시장 불안으로 다시 폭등할 것

집값이 다시 폭등세를 보이자,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를 이유로 일부 은행의 전세대출을 동결하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상했다. 정부 정책이 다주택,고가주택 등 집값 급등 원인만 골라 규제하는 ‘핀셋규제’에서 실수요자의 주택구매와 전세대출까지 제한하는 ‘전면 규제’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거래량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과 입주물량 부족, 임대시장 불안 등으로 일시적 효과만 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규제정책으로 서울 주택공급이 줄어든 것이 집값 급등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6월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고 75%(지방세 포함 82.5%), 종부세율 최고 6%로 인상하면서 하반기 집값 안정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추가 집값 상승을 우려한 무주택자들이 중저가 주택과 수도권 외곽의 주택을 사들이면서 집값이 1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금 폭탄 비웃는 2차 폭등 본격화

전국 아파트 1~7월 누적 상승률이 8.73%로 전년 동기(3.68%)의 거의 2배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도 1~7월 누적 상승률이 11.12%로 전년동기(5.65%)의 두배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도 1~7월 누적 상승률이 6.26%로 전년동기(3.21%)를 압도했다.

8월 들어서도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8월 넷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일주일 전보다 0.4% 올랐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오산(0.83%), 시흥(0.69%), 평택(0.68%), 군포(0.66%) 등으로 급등세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동남권(0.24%)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오름세이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규제가 담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2019년 12월 셋째 주(0.33%) 후 가장 높다.

◇한은과 금융 당국 총출동, 집값 폭등 저지선 구축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2년 9개월 만이다. 당장 금리 인상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준다는데는 의미가 있다. 2018년말 기준금리가 1.75%까지 올랐지만, 코로나 등으로 인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작년 5월 0.5%까지 내렸다. 기준 금리가 한두 번 오른다고 당장 집값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전세 대출까지 통제하고 있다. NH 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전세대출까지 한시적이지만 중단하기로 하는 등 각 은행이 대출을 줄이고 있다. 명분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지침인 연간 5~6%의 대출 증가율에 맞추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개인별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앞당겨 시행하고, 1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2금융권의 DSR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차 폭등원인은 다양한다. 양도세 중과세로 인한 다주택자 매물감소, 각종 규제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 증가, 집값 급등에 불안을 느낀 젊은 층의 패닉바잉,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금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반 토막 난 서울 입주물량 부족사태는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문에 이번 금리인상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일본식 거품 붕괴 가능성은?

하지만 이미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가 집값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980년대 말 저금리정책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던 일본은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로 거품을 붕괴시켰다. 일본은 1988년 2.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1990년에 6%까지 올렸지만, 부동산시장이 안정되지 않자 대출 총량규제까지 동원했다. 금리 인상에도 부동산가격은 하락하지 않다가 어느 시점에 충격파가 가해지면서 시장이 붕괴했다. 미국도 2003년 1%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2006년 5.25%까지 인상되면서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

집값이 급등세라고 하지만, 서울의 8월 아파트 거래량은 4000건 안팎에서 1000건대로 줄어들었다. 거래량이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것은 집값 하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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