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막고 약자 보호.. 文정부 '선한 정책' 되레 毒

이종선 2021. 7. 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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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여러 시계열 지표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계속 오르기만 한 그래프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집값 상승세와 관련해 30일 이렇게 말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좋은 명분으로 추진된 부동산 정책이 되레 부메랑이 돼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수요자는 끊임없이 생기는데 매물이 줄어드니까 집주인이 부르는 게 곧 값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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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중과세 하자 매물 감소
'임대차법' 전세시장 건드린 악수


“지금껏 여러 시계열 지표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계속 오르기만 한 그래프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집값 상승세와 관련해 30일 이렇게 말했다. KB국민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월간주택가격 동향 조사에서 전국 주택가격은 2019년 7월 이후 2년 가까이 증가해왔다. 전셋값도 2019년 9월 이후 21개월 연속 상승세다.


정부가 각종 규제와 세금을 퍼붓고, 공급 위주 정책으로 뒤늦게 전환했지만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의 과열은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수의 전문가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좋은 명분으로 추진된 부동산 정책이 되레 부메랑이 돼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 사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가 규제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기본세율에서 20~30% 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고 6월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전국의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1.31% 상승, 0.96% 상승했던 5월보다 오름세가 더 커졌다. 5월에 1.01% 올랐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6월 들어 1.66%로 치솟았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30일 오후까지 집계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552건으로 4729건이었던 5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수요자는 끊임없이 생기는데 매물이 줄어드니까 집주인이 부르는 게 곧 값이 된다”고 말했다.

전셋값 역시 6월에 전국이 0.88% 상승, 0.57%였던 5월보다 크게 뛰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임대차법을 비롯해 임대차 시장을 건드린 정부 정책이 결과적으로는 악수(惡手)가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17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에서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를 취득하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그동안 낡은 재건축 아파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세로 살던 임차 가구 상당수가 조합원 지위를 얻기 위해 실거주를 택한 집주인에게 내몰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정부가 조세 형평성을 내세워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한 것 역시 집주인들이 장특공제를 받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하거나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물을 거두는 사태를 초래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문제를 초래한 정책의 수정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홍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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