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내집 꿈 사라져"..文정부 4년간 서울 아파트값 5.3억 뛰어

조성신 2021. 1. 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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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억6000만원→2020년 11억9000만원
같은 기간 노동자 임금 1600만원 상승 그쳐
서울 아파트 사려면 월급 한 푼 안쓰고 36년 모아야
[자료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전용 82.5㎡(25평) 아파트값이 6억6000만원에서 11억9000만원으로 82%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액 5억3000만원은 지난 18년간 총 상승액 8억8000만원의 60%를 차지하고,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2003년부터 박근혜 정부 말 2017년까지 14년간의 상승액 3억5000만원의 1.5배에 달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서울 아파트 6만3000가구 시세 변동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가 근본적인 집값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시 소재 22개 단지 내 6만3000여 가구의 시세를 정권별로 비교·분석했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18년 간 전용 82.5㎡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8억8000만원 상승했다. 이 중 문 정부 기간 상승액은 5억3000만원으로, 전체 상승액의 60%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지난 2017년 1월 서울 아파트 값은 평균 6억6000만원이었지만, 4년 만인 작년 말 11억9000만원(82%)으로 올랐다.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부 2억6000만원(83%), 이명박 정부 마이너스(-)4000만원(-8%), 박근혜 정부 1억3000만원(25%)이다.

경실련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월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겠다고 장담했지만, 아파트값은 하락은 커녕 1월 10억4000만원에서 12월 11억9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올랐다"고 지적했다.

[자료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아울러 아파트 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아 서민들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일반 노동자가 서울서 82.5㎡ 규모의 아파트 구입에 걸리는 기간은 임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도 36년에 달했다. 이는 다른 나라 대도시 평균인 5년보다 7배가 넘는 수준으로 박근혜 정부 말기와 비교하면 아파트 값이 82% 오르는 동안 임금이 9%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정권별 노동자의 임금 상승률은 노무현 정부 23%, 이명박 정부 20%, 박근혜 정부 19%, 문재인 정부 9%로 집계됐다.

2003년 노동자 연간임금 1800만원의 30%인 530만원을 저축한다고 가정하면 아파트를 구입까지 59년이 필요했다. 이후 88년으로 늘었다가, 이명박 정부 동안 주택경기 침체로 67년으로 줄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아파트 구입기간은 다시 71년으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118년으로 47년이나 늘었다. 경실련 측은 노동자들이 땀 흘려 번 돈 땀의 대가로는 서울 아파트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은 5억3000만원이 올라 땀 한방울 안흘리고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은 아파트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불로소득이 생겼다"며 "노동자들이 매년 1000만원 모은다고 가정할 경우 53년 모아야 하는 금액으로, 평범한 무주택자 직장인과의 자산 격차를 53년이나 벌려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투기를 막겠다고 하면서 국민을 속이고,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행정부와 입법부도 입을 다물고 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와 제1야당이 표를 얻기 위해서, 개인의 아파트 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슨 짓을 하는지를 밝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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