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입주 물량 올해 '반토막'.."전셋값 걱정에 잠못드는 세입자 많을 것"

조성신 2020. 12. 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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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 27.4만 가구, 올해 比 25%↓
부동산 전문가들 전세시장 안정 시기 '2022~2023년' 전망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소 모습 [사진 = 이충우 기자]
정부의 '11·19 전세 대책'에도 전세매물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면서 전셋값 상승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공급대책으로 전세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 상당수는 당장 수급불균형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전세난이 더욱 거세질거란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국토부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은 27만3649가구로 올해 36만2815가구보다 25%가량 감소한다. 이는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 공급물량과 비교해서 3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아파트 공급물량은 2018년 45만9879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에는 수급 마지노선으로 일컬어지는 30만 가구 공급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5만5342가구 공급되고 지방 5대 광역시와 기타지방이 각각 4만6156가구, 7만215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2만5520가구로, 올해 입주물량 5만 289가구의 절반으로 떨어진다.

김운철 리얼투데이 대표는 "입주물량은 전세시장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로, 내년 서울 입주 물량 감소는 전세난 지속을 의미한다"면서 "전세시장 안정화 특효약은 매물 공급 밖에 없는데 온갖 규제가 이를 막고 있는 형국이라 전셋값 걱정에 잠 못 드는 세입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공급감소→전셋값 상승 악순환 2021년에도 지속

전국 아파트 전세시장은 올해 두자릿수(12.47%)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간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전세시장은 올해 들어 새 임대차법 시행과 청약 대기수요 증가, 실거주요건 강화, 전세의 월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권역별 연간 아파트 입주물량[단위 = 가구, 사진 = 부동산114]
지역별로는 2019년 하락했던 세종이 34.5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좋아진 정주 여건과 감소한 입주물량이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 세종시는 2015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 1만3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5600가구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세종에 이어 이어 대전(17.61%), 경기(17.16%), 서울(14.24%) 순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

전세매물 부족은 시장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 휴가철에도 가격 오름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하락했던 강원, 경남, 부산, 충북, 경북 등을 포함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내년에도 전세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집값 상승폭이 다시 커지고 있는 데다 내년 입주 예정도 적어서다.

12월 셋째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각각 0.05%, 0.22% 상승(한국부동산원 자료 참조)했다. 이는 지난 주(0.04%, 0.20%)보다 상승폭을 키운 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도 0.29% 오르며 지난주(0.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집값이 오르면 대출까지 막힌 현 상황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즉, 전셋집을 알아보는 세입자가 늘고, 수요가 늘면 전세보증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정 물량, 특히 아파트의 입주 예정 물량이 적다는 것도 전세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6일 내년 입주 주택이 전국 46만가구, 서울 8만3000가구라고 발표했지만,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이중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세난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공급 예정 물량은 다세대나 오피스텔이 많은 것이다.

◆ 부동산 전문가 절반 이상 전세시장 안정 시기 '2022~2023년'

한편, KB금융그룹이 이날 내놓은 '2021 KB부동산 보고서(주거용편)'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부동산 전문가 절반 이상이 주택 전세시장 안정화 시기에 대해 2022~2023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30%로 높았다. 80% 이상은 당분간 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보유세 부담에 따른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와 같은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에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부터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시장에 나오는 매물량과 시장에서의 소화 능력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월세 전환이 꾸준한 데다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으로 청약 대기수요가 여전하고,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도 크게 줄어 전세 불안 요인을 키우고 있다"면서 "공공임대를 최대한 빨리 공급하는 것이 골자인 '11·19 전세 대책'이 전세형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점은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세 수요가 원하는 지역에 주택 유형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한다면 전월세 수요 흡수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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