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뛰니 빌라·오피스텔 거래 '껑충'

나현준 2020. 12. 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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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주택매매 20% 증가
7월까진 아파트 '패닉바잉'
가격 급등해 대출 막히자
빌라 단독 오피스텔 매수 '쑥'
올 거래증가분 아파트 추월
재개발 투자수요도 맞물려
화곡·신월동 빌라 거래 활발
방2개 주거오피스텔 인기
올해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이미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두려움에 주택을 매매하는 이른바 '패닉 바잉'이 올해 7월까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두드러졌고,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세난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매수가 하반기에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아파트보다는 빌라, 단독주택 등 비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번 정부 들어 2배 가까이 아파트 가격이 뛰자 무주택 서민들이 눈높이를 낮추며 빌라 매수에 적극 나선 것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16만1567건으로 지난해 전체 매매거래량 13만1379건보다 약 22.9% 증가했다. 아직 12월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 추세라면 2018년(17만1050건) 수준으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유형별로 보면 올해 매매거래량은 아파트가 총 8만5020건이었고 빌라, 단독주택은 7만6547건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 주택 수는 295만3964가구인데 이 중 아파트가 172만691가구로 전체의 58.3%를 차지한다. 반면 올해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 중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52.6%였다. 그만큼 비아파트를 더 많이 구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비 올해 매매거래량 증가분을 따져 보면, 비아파트(1만6902건)가 아파트(1만3286건)보다 거래량 증가분이 더 많다.

시기적으로 보면 30대의 아파트 패닉 바잉이 몰렸던 7월까지는 아파트 거래량이 비아파트보다 더 많았지만, 8월 이후엔 4개월 연속 비아파트 거래가 아파트를 앞섰다.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며, 집값의 7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서울에선 거의 사라졌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비아파트로 수요가 몰렸다.

지난 7월 31일부터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신규 전세 가격이 급등한 것도 영향을 줬다. 아파트 전세금으로 빌라는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보다 빌라를 더 많이 잡은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빌라가 가장 많이 거래된 지역은 강서구 화곡동(3370건)이었다. 양천구 신월동(1764건), 양천구 목동(1417건), 강북구 수유동(1327건), 강북구 미아동(1268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방 3개에 화장실 2개가 있는 전용 20평형대 빌라가 대략 2억원대 후반이라 전세난으로 아파트에서 밀려난 무주택자들 문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동작구 소재 한 빌라를 매수해 실거주 중인 30대 A씨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도저히 살 수 없던 상황이라 지역주택조합이 설립될 것이란 소식에 빌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정부가 공공재개발을 통해 서울 내에 아파트 4만가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 뉴타운 해제지역을 포함해 70여 곳에 달하는 구역이 이에 공모하자 투자처로서 빌라의 매력도 커졌다.

용산구 원효로1가 인근 빌라의 한 30대 세입자는 "2개월 전 공공재개발을 한다며 지역 부동산에서 방문했다"면서 "빌라 소유주들의 공공재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주택으로 분류되지만 서울 오피스텔의 올해 매매거래량도 약 1만3500건에 달해 작년과 재작년 전체 수준인 1만1000여 건도 넘었다. 주로 방 1개 원룸 위주의 투자용 거래지만, 3~4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방 2~3개짜리 거래도 증가세다. 올해 오피스텔 전용 60㎡ 이상 매매거래량은 1818건으로 지난해 1329건보다 36% 증가했다. 충정로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높은 취득세와 관리비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하니 매수 문의가 이어진다"며 "역세권 오피스텔은 직주근접을 원하는 젊은 층의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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