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임대주택 밀고간다는 변창흠.. 전문가 "공급에 한계"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연 시장이 필요로 하는 곳에 적절한 공급을 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 집값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변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적극 지지해왔고,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입안자라 할 수 있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변 내정자가 결국 김현미 장관 시절 진행돼온 규제 일변도 정책 기조를 고수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일각에선 “김현미 장관 때보다 더 강력한 규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대책도 재탕일 듯
변 내정자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전세 대책이다. 지난 7월 말 주택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국적으로 ‘전세 대란’이 휩쓸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세입자 권익 보호 등을 강조해 온 변 내정자가 임대차법을 개정하는 식의 근본 처방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보다는 ‘공공 전세’ 등 김현미 장관 때 내놓은 전세 대책을 활용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공공 전세는 평균 6억원짜리 집을 사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셋집으로 공급하는 정책이다. 변 후보자는 최근 공공 전세와 관련해 “대단지 빌라 등을 활용하면 아파트 못지않은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 공급 방안 역시 정부가 기존에 추진하던 대책들을 이어받고, 민간에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일부 늘리는 방법 등으로 공공 주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밀어붙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뾰족한 추가 대책이 없기도 하지만, 변 내정자 스스로가 공공 재개발, 역세권 고밀 개발 등 밑그림부터 관여한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 공공분양주택의 대안으로 제시된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이 본격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토지 지분은 정부에 남겨두고 주택 소유권만 분양하는 공급 방식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저렴한 분양가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 분양받는 사람은 토지 이용료를 내면 되며 땅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은 포기해야 한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정부나 LH 등 공공이 주택을 지어 분양하고, 분양받은 사람이 집을 처분할 때 공공에 정해진 가격에 팔도록 하는 것이다. 변 내정자는 2007년 한 논문을 통해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을 ‘공공자가주택’으로 규정하고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세 차익을 철저히 환수하고 그 돈으로 공공주택을 지어 서민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변 내정자와,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 정책은 딱 맞아떨어진다.
◇민간 참여 없이 실효성 없다는 지적도
변 내정자는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공 전세와 공공 재개발 모두 민간 참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 효과는 미지수다. 공공 전세의 경우, 사업자 입장에서 시장성이 있는 상품이라면 정부에 팔 이유가 없으므로 질 떨어지는 임대주택만 양산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 재개발 역시 참여 의사를 보인 70곳 대부분 사업성이 안 좋은 곳이어서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변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한 이후 규제 완화 등 민간 시장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변 내정자가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여러 차례 한계가 증명된 공공 주도 공급 대책을 고수하는 한 제대로 된 공급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당장은 수혜 대상 아파트 값이 급등할 수 있지만 규제를 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기존 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부각돼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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